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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달 Aug 16. 2023

어쩌면 결혼이라는건 환상과 기대의 시작이지 않을까

더 많은 책임과 희생에 대해 논할 필요가 있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결혼이라는 단어에 대해 어릴때부터 들어온 나로써는 결혼은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 잘 가는게 결혼이라고 들었다. 거기에 세뇌가 되어서인지 그렇게 해야 더 편하고 잘산다고 생각했다. 남편의 능력을 기준으로 좌우되는 결혼이 여자에게 과연 괜찮은걸까? 민감한 부분이다. 사회적 구조의 문제도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이건 아주 오래전부터 깊숙히 박혀있는 세뇌의 산물이 아닐까 싶다.


좋은 남자, 좋은 여자의 기준이 무엇인지 크면서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사람들이 말하는 연인의 관계, 부부의 관계는 그다지 정답을 얘기해주는 사람들이 없었다. 왜냐하면 정답이 없으니까.

결혼에 대해 불만을 많이 말하는 사람일수록 공통적인 특징을 찾을 수 있었다. 상대방에게 기대가 많았다. 나를 사랑해줄거라는, 나에게 좋은 사람일거라는,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줄거라는 등의 기대다.

최근에 우리팀원이 결혼을 했다. 결혼을 먼저 한 사람으로써 이것저것 물어볼때가 있다. 그럴때면 나는 항상 하는 말이 있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일이지만 편한일이 아니고, 행복한 일이지만 고통도 그만큼 크다는 것과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게 길게 참아내야 하는 일들이 많다는 것을 말한다.


나도 수많은 마음고생과 시행착오를 거쳐서 우리 남편과 서로의 삶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이렇게 의견충돌이 있고 기싸움을 하는게 결혼이라고? 사랑했던 마음은 잠깐의 불꽃이었던 건가.

사랑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전에 알던것과는 이제 다르게 생각한다. 사랑이라는 건 달콤하고 설레고 몸이 달아오르는거라기보다는 인내와 인정과 견디고 기다려주는것이 사랑이라는 느낌이 든다.


갓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사랑이란 향기가 나는 싱싱한 장미꽃과 비슷한것 같다. 오래 함께 한 부부이 사랑은 말린꽃을 오랫동안 간직하는게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사랑은 어디까지 와있을까.

서로를 견디고 참아내는 고통이 아닌 옆에 붙어 앉은 몸이 불편하지 않고 집에 없으면 허전한 그져 서로에게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는게 우리의 사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도 사랑이고 끝도 사랑일지언데 우리의 사랑은 그런 사랑인 것 같다. 

옆에 있어줘서 고맙고 든든한 그런 사랑 말이다. 낯빛만 봐도 알아차리는 그런 사랑 말이다. 어두운 낯빛이 짜증나지 않고 염려되고 궁금한 그런 사랑 말이다. 

엄마와 아빠의 성숙해지는 사랑을 바라보는 딸이 결혼과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만들어놓은 고정관념만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너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하고 받아들이고 결혼에 대해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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