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나로 살아가는 일상력, 컨셉진의 <일상의 재발견>
이 마음이 도대체 어떤 마음인지 모른 채 세 달을 보냈다. 그러다 최근, 한 달 여만에 이곳에 꽃을 들여놓으며 알게 되었다.
이 마음은 사랑하기를 원하는 마음이었다.
이 공간의 예쁘지 않은 구석들을 매만지며 사랑스럽게 가꾸어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공간을 마주할 때, 내 마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던 것이다. 나의 일상이 된 이 공간을 사랑하고 싶은 마음과 이 공간이 나의 일상이 아니게 되면 마주해야 할 허망한 마음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으니, 어떻게 그 발걸음이 가벼울 수 있겠는가. 특히 이 공간이 보다 이상적으로 변할 수 있는 빈틈이 보일 때, 그리고 그 공간을 채워나가는 그림을 자동적으로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내가 보일 때, 그러나 언제든지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라는 말을 들을 때, 두 마음의 충돌 여파는, 아, 괴롭다.
월간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인 <컨셉진>이 "당신의 일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하우가 있나요?"의 질문에 대한 144인의 답변을 담은 책을 <일상의 재발견>의 이름으로 엮었는데, 144인의 답변을 읽던 중 이런 나의 마음을 도닥거린 <비트윈아지트> 권연미 대표의 문장을 가져와본다.
"시선과 공기가 닿는 프레임 그 자체를 아름답게 보는 것, 그렇지 못할 땐 매만져 주는 것, 이 두 가지가 노하우라면 노하우일 수 있겠다. 어떤 날은 아침에 일어나 환기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이 아름답다.... 특별한 노력 없이 그저 아름답게 바라봐 주기만 하면 되는 날이다. 반면,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그럴 땐 일상을 매만져 준다.... 가까운 곳부터 의미를 만들고 일상을 매만진다."
<일상의 재발견 - '아름답지 않은 날 매만지기'> 컨셉진, 권연미 p53
아름다운 일상이란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으로 사는 것"이라고 담담히 말하는 컨셉진 김경희 편집장의 말에 밑줄을 쫙쫙 그으며, 그래,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으로, 바로 지금을 사랑하자는 마음 편을 들기로 소심히 다짐해 본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 공간을 떠나게 되더라도 나의 일상 속 사랑이 담긴 이 공간이 다른 누군가의 일상이 될 테니. 그럼 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