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며 놀아보기
불교에서 비롯된 말로 "모든 것은 인연과 조건이 무르익을 때 비로소 이루어진다"는 의미라고 하지요.
대부분의 만남은 시절인연, 즉 인연과 조건이 맞아 떨어져 만나게 되었겠죠.
이 가을에 또 하나의 시절인연이 만들어졌습니다.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 사이에서 그림책 하브루타를 해보자, 이야기하는 모임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있었는데 그만 덜컥 받아들인 거죠. 심리적 역동은 늘 긍정적인 것만이 아니기에 많이 꺼렸습니다.
젋고 생생한 에너지들 사이에서, 지하 25층 쯤에서 헤메고 있는 나의 비에 젖은 낮엽과도 같은 에너지가 어울리기나 할까 싶어서죠. 자존감도 하락, 자신감도 하락된 이 시점에 또 인연을 만든다고? 흠~ 많이 생각해 볼 일이었지만, 그림책을 도구로 쓰자는 데에 끌렸지요. 그림책의 매력은 파고파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기에. 그럼 '그림책이라도 다시 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된 시절인연입니다.
이름을 무얼로 할까? 나 혼자 지어 보았습니다.
하브루타로 맺은 소중한 인연 / 그림책을 보며 하소연하는 모임 정도로 의미를 잡아 보았습니다
이렇게 혼자 놀이가 또 하나 추가되었습니다
간단한 우화로 하브루타 연습을 했던 우리는 곧 그림책으로 질문하고 이야기하기로 하고,
노인경 작가의 <곰씨의 의자>를 추천한 구성원에 의해 책을 펼치고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수년전에 만난 책인데, 다시 꺼내 보니 또다른 맛이 났습니다
곰씨와 토끼는 어떤 인물일까? 주위에 이런 사람은 누구일까?
나의 의자는?
나의 토끼는?
이런 질문에 답변을 찾는 내내, 메타인지가 작동되면서 알아? 몰라? 해? 말아? 아주 어지리웠지만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풍성해진 수다 모임이 되었습니다.
내면을 드러내는 용기들은 어디서 나오는 건지?
어쩌면 말이라 가능했는지도 모릅니다. 글로 써보라고 하면 또 어렵겠지요. 더 구체적이고도 더 세심한 과정이 필요할테니까요.
이렇게 하소연은 시작되었고, 2주에 한번 모임으로 그림책을 다시 읽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제
그림책 하브루타 하소연의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합니다.
* 이후 모임 이름은 '하모하모'로 결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