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테니스를 다시 치기 시작했다. 평생 해온 유목민 생활 때문에 포핸드백핸드 레슨만 5번 넘게 매번 다른 코치님한테 배웠는데 최근에는 그래도 나름(?) 정착 생활을 하게 되어 게임을 하는데 재미를 붙이게 되었다. 확실히 스포츠 하나는 제대로 배워두어야 삶이 적적하지 않은 것 같다.
테니스 클럽에는 군대 관련 종사자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나긋나긋한 민간인 말투를 써야 하나 꿋꿋이 다나까를 써야 하나 고민이 될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테니스를 통해 만나게 된 분들이 꽤 있는데 그 중 한번은 원사님이 몇 살이냐고 여쭤보셨다. “24살입니다"라고 하니 "딱 24살처럼 보여요”라고 답하셨다.
내가 24살처럼 보인다니. 머리를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내가 고등학생인척하는 중학생같았고 대학생 때는 내가 대학생인척하는 고등학생이 된 것 같았다. 현재에 머물고 싶었지만 심리는 항상 1,2년전 과거에 머물고 있었다.
근데 내가 24살처럼 보인다니. 내가 24살처럼 보이기는 하는구나, 내가 24살처럼 보이는구나, 내가 24살이 되었구나, 18살 된게 어제 같은데 시간이 이렇게 지났구나, 여러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와서 책상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유심히 보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아직 앳되어 보이는데, 평생 내가 알고 있던 내 얼굴 그대로인데 어느새 시간은 지나 내가 24살이 되었다는 사실이, 지금 내 모습을 어린 내가 보았다면 grown woman으로 보았을 것이라는 사실이 참 bittersweet했다.
고등학교 친구들이 한 때 모두의 목표였던 대학교를 이제 다 졸업하고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이, 평생 아기일 것 같았던 4살 차이 나는 동생이 이제는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이, 하루가 다르게 체감하는 부모의 노화와 우리에게 주어진 유한한 시간성이, 모든 것이 변했다는 사실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날이었다.
Aand thats how I came of 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