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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언 Mar 09. 2020

금수저 말고 역경 주세요

결핍은 연료가 된다

블루오션(Blue Ocean)경쟁이 없는 독창적인 새로운 시장을 뜻한다. 요즘 사람들은 무작정 일등의 삶을 쫓지 않는다.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는 듯 개성을 무시하는 교육을 거부한다. 좋아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길을 찾고자 한다. 이들 중 일부는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루고 블루오션을 개척해 세상을 변화시킨다.  
 
그런데 누구나 이렇게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는 것일까? 나만의 길을 가는 사람의 성공 요인에는 타고난 것이 많은 부분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타고나기를 어느 분야에 탁월하고 더 많이 꽂힐 수 있다. 그런데 선천적인 것 만으로는 블루오션을 개척하기에 뭔가 부족해 보인다. 이에 선구자들을 살펴보니 뭔가 다른 점이 있었다.



출처 : 매일경제 이영욱 기자
아버지는 한때 속칭 개꾼(개장사)이었어요. 매우 가난하게 사셨지만 마음은 착한 분이었습니다. 당신이 키우는 강아지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계셨죠. 강아지를 잘못 입양 보내면 혼자서 소주를 연거푸 들이켜며 속상해 하셨습니다. 이런 환경이 제가 직업으로서 훈련사를 택하는 계기가 됐죠. ... 적어도 아버지 농장에서 키우는 개들의 여건을 바꿔주지 못한다면 다른 걸 바꿔보고자 했거든요. 유기견센터도 많이 다녔죠. 그러면서 훈련사라는 직업에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개통령' 강형욱 훈련사는 그냥 강아지를 좋아해서는 지금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가 개농장을 운영하셨기 때문에’ 겪은 아픔이 큰 동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연수입 24억의 크리에이터 대도서관도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고백한다. 항상 가난했으며 등록금 낼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고. 이색 스포츠 마케팅 솔루션 위플레이 이정욱 대표는 종이비행기에 대한 열정으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길을 만들어냈다. 그는 9살 어느 날 어머니가 떠나고 아버지와 힘겹게 살았다고 회상한다. 그는 모든 꿈과 아픔을 종이비행기에 담아 날렸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역경’을 겪었다. 아니나 다를까, <The Adversity Advantage>의 Burke 박사는 성공한 사람들 중  60퍼센트가 어린 시절 역경을 겪었고 이것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연구결과를 이야기한다. 그들은 삶의 만족도도 평균보다 높았다.
 
목표가 안에 있느냐 밖에 있느냐가 주적인 삶의 성패를 좌우한다. 외부에 있으면 점점 내 안의 소리를 무시하고 대세에 합류해 사람들의 기대와 인정을 따라가게 된다. 나=대중 이 되는 것이다. 쉽게 성공해 잘 먹고 잘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도착한 곳은 진정한 내 길이 아니다. 모두가 바라는 ‘사람들'의 길인 것이다.  
 
이는 타고난 탁월한 사람들이 세속적 성취만을 향해 가게 되는 것과 같다. 칭찬과 인정에 익숙해져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받는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오리지널스>의 애덤 그랜트는 연구결과, 대부분의 신동들이 세상 가장 순한 양이 된다고 한다. 최고가 되려는 과정에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위해 도전정신을 누르고 자신만의 특별함을 놓는다는 것이다. 결과 안정적인 리더는 될 수 있지만 변화시키는 혁신가는 되지 못한다.
 
반대로 중심이 안에 있는 케이스는 밖의 소리를 적절히 차단하고 내면의 소리를 따라간다. 사회와의 끈을 유지하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리하다 보면 그 사람은 궁극적으로 ‘내'가 된다.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존재이기 때문에 그의 여정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다. 결과 경쟁자가 없는 블루오션에 도착한다. 이렇게 돈과 인기에 매몰되지 않고 꾸준히 내부의 소리를 듣게 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큰 동기는 ‘역경’이다.
 
역경으로 인한 결핍을 겪은 사람들은 다르다. 대세를 따르는 것이 아닌 자신의 소명을 찾는 여정을 한다. 내가 겪은 어려움을 해결하고자 절실하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돕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 그 원동력으로 대중에게서 한발 물러나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개척한다. 안전에 머무르지 않는 용기가 되기도 한다. 이는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에서 정주영 작가가 언급한 마돈나의 Like a Virgin 비하인드 스토리가 예가 될 수 있다. 처음엔 모두 그 노래를 반대했다 한다. 마돈나가 이러한 사회의 신호를 차단하고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인 데는 성폭행을 당해 처녀성을 잃었던 자신의 아픔이 동력이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곡을 깊이 이해하고 해석하여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처녀성을 추구하지만 그로 인해 아픈 사회의 모순을 발견해냈다. 결과 블루오션을 찾고 사회를 변화시켰다.
 
내가 겪은 역경은 나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준다. 불안은 삶을 안전으로 향하게 만든다. 상처는 치유로 향하게 이끈다. 역경과 그로 인한 결핍은 삶에서 결국 그것을 채우도록  당사자를 이끈다. 만약 가난해서 고생했다면 재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만약 외로워서 괴로웠다면 사람들을 이끌게 된다. 만약 배우지 못해 속상했다면 평생을 공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와 비슷한 역경에 있는 사람들을 돕게 된다. 역경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언지 귀 기울여보자. 그 소리를 들으려면 먼저 내가 겪은 역경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조금 떨어져 거리를 두게 된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평생을 그 과거 안에서 이유를 찾으려 싸우게 된다. 이해와 공부가 선행되면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기 위해 마음과 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다음 스텝으로 어떤 길을 선택해야 가장 좋은 것인지 찾아내게 된다.
 
역경을 예방접종으로 생각하면 어떨까. 좋은 예는 유대인 교육이다. 유대인들은 아이큐나 정서지능 같은 각종 도구 중에 역경지수를 가장 높게 친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금전적 결핍을 겪게 하여 스스로 벌어보도록 하는 경제교육으로 유명하다. 더욱 부자일수록 더더욱 비중 있게 교육한다. 부자는 3대면 망한다는데 이런 교육으로 유대인 부자는 3대는커녕 대대손손 그 부를 누리고 산다. 유대인은 아니지만 분명 배울 점이 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것이 없을 때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직접 체험해보는 것이 좋다. 만약 지금 불가피하게 힘든 일을 겪고 있다면, 조금만 더 기운 내보자.
 
따라서 우리는 조금 생각을 바꾸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어느 쪽으로 잘 될 사람인지 알려면, 단순히 어떤 걸 좋아하는지를 넘어 어떤 역경을 겪었는지를 보면 되겠다. 우리는 역경을 재조명해야 할 것이다.
 


[블루오션을 찾는 역경 공식]
블루오션을 찾았다! = 한결같은 자기 대상 * 역경
 


*여기서 한결같은 자기 대상은 심리적 베이스캠프를 말한다. 사랑받은 어린 시절,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 내 곁에 항상 있어주는 존재, 아니면 자아가 강한 자기 자신이 될 수도 있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그러한 대상이 있어야 역경을 견뎌내 진주로 승화시킬 수 있다. 또한 이는 자존감을 지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이는 기회 되면 다시 자세히 써보겠다 :)





참고 문헌:

<The Adversity Advantage> Jude Miller Burke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정주영

<오리지널스> 애덤 그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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