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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지언 Nov 06. 2020

시어머니의 간증. 폐결절이 사라진 날

기적을 믿으세요?

얼마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 과체중 과지방… 내 그동안의 힘든 육아를 대변하는 결과였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 둘 육아로 몸도 마음도 오래 지쳤던 나다. 그리고 폐결절을 발견했다.

최근 일 년간 겪었던 힘든 일이 떠올랐다. 출판이 자꾸 무산되며, 약속이 틀어지며, 하는 일마다 안되며, 너무 고통스러웠다. 다 놓고 싶었다. 높은 산에 올라가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 터지고, 남편 수입 끊기고,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케어해야 하고, 모든 걸 짊어져야 했다. 다른 솟아날 구멍이 없었다.

그런 중 미국에서 친정엄마가 잠시 방문해  짬이 나게 되었다. 그렇게 받은 건강검진에서 폐결절을 발견한 것이다. 폐결절은 폐에 생긴 작은 혹이다. 큰 병원에 가서 다시 소견을 들었다. 우리 친정 아빠는 50에 폐암 말기로 돌아가셨다. 겁이 났다. 혹시 내가 최근 너무 힘들었던 일 때문에 이리된 건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크기가 작단다. 일 년 후 추적 관찰하잔다.

예전 브런치에 올렸던 이미지와 글


이와 동시에 아버님으로부터 소식이 들렸다. 아버님도 폐결절이 발견되셨단다. 어머님은 안타까워 나에게 여러 번 전화를 주셨다. 재검을 받아야 한다고, 암이 아니길 기도해달라고 간절히 말씀하셨다.

얼마 후 아버님은 다시 검사를 받으셨다. 꼭 시댁에 오라고 할 말이 있다고 하셨다. 도착하자 어머님은 흥분해서 말씀하셨다. 기도가 이뤄졌다고. 간증을 해야 한다셨다.

말씀인즉슨, 어머님은 아버님이 너무 걱정되어 매일같이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셨단다. 매일 울며 매달렸단다. 제발 큰 병 아니게 해 달라고, 낫게 해 달라고, 울며 간곡히 매달렸단다. 매일같이 그렇게 기도하던 중, 어느 날 자기도 모르게 감사합니다 말이 나오더란다. 낫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큰 감동과 기쁨을 느끼셨단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단다. 그리고 검사를 다시 받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아버님의 폐결절이 말끔히 사라진 것이다. 의사 선생님도 놀랐다고 한다. 80세이고 아직도 담배를 피우는 아버님이시다. 아무리 찾아도 없더란다. 폐결절이 사라졌다고, 놀라운 일이라고 했단다.

어머님은 기도의 결과라고 말씀하셨다. 나도 괜찮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믿고 기도 많이 하라셨다. 놀랍고 신기했다. 네네 대답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평소 기도의 힘을 믿는다. 종교를 떠나, 기도는 에너지의 발산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한 바람은 에너지가 되어 변화를 일으킨다. 강하게 원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우주의 주파수와 연결시키는 것은 기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우리 남편은 참 운이 좋은데 나는 그것이 어머님의 기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나도 매일 기도한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폐결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아버님도 폐결절을 발견하고 사라진 기적 같은 일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앞으로 관리 잘하라는 뜻으로. 나는 그 후 건강 관리를 시작했고 체지방을 감량했다. 다행히 검진 당시 나의 스트레스 처리 능력이 높다는 소견을 들었다. 앞으로 그동안 겪은 정도의 힘든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게 자꾸 보이는 기적들이 내 삶을 이끈다는 걸 믿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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