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불안을 가지고 있다. 가장 쉬운 예는 바로 아기를 낳은 엄마의 불안이다. 엄마는 출산 후 굉장히 예민해진다. 작은 것에도 촉을 세우게 된다. 그건 날짐승으로부터 힘 없는 아기를 보호하도록 뇌에 설계된 모성 본능이다.
그런데 그냥 불안을 느끼고 대처하는 것이 아닌, 불안에 완전히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불안을 인지하고 다루면 불안은 안전의 에너지로 전환된다. 반면 불안에 먹히는 사람들은 불안을 인지하고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불안은 일종의 가상 현실이다. 일어나지 않은 허구의 일이라는 뜻이다. 불안에 먹히면 현재를 살지 못하게 된다. 불안 속에서 불안한 삶을 살며 불안에 잠식되어 나와 가족 주변에 영향을 준다. 불안은 무엇보다 전염력이 강하다.
나는 얼마 전 불안에 사로잡힐 뻔했다. 남편과 사소한 갈등이 있었는데, 어릴 때 학대 트라우마 때문에 과도하게 상상하고 반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다른 경험을 했다. 순간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른 것이다. 무서운 괴물이 입을 크게 벌리고 그 안에서 까만 벌레들을 쏟아냈다. 온 몸을 뒤덮을만큼 많은 벌레들이 온 방 안을 채웠다. 끔찍했다. 나는 심호홉하며 진정하고 바로 명상을 시도했다. 이 이미지가 무엇인지 묻고 싶었다.
깊게 명상하며 나는 이 이미지가 '불안'이라는 것을 알았다. 명상 전 나는 내가 불안한 줄 몰랐다. 그냥 크게 기분이 나쁜 상태였다. 놀랐다. 내가 불안을 이미지화하게 되다니. 내게 무슨 변화가 있었던지 이후로 이 세상 많은 어두은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것들을 해석하려 애썼고 어느정도 답이 나와 이 글을 쓴다.
사람들은 긍정적으로 살려고 애쓴다. 그런데 실은 빛만큼 어둠도 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처럼. 첫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그림자에 사로잡혀 산다. 두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빛만 좇으며 산다. 빛만 좇으며 사는 사람들은 때로 실망하게 된다.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만큼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까지 깨고 진짜 힘을 발휘하려면 빛과 그림자를 둘 다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세 번째 유형의 사람들은 빛과 그림자 둘 다를 인지하며 그림자를 다루고 빛으로 나아간다.
예를 들면 유튜브를 하면 어느정도 성장하다 악플이 달리는 시점이 온다. 그림자를 다루는 사람은 악플을 받아들이고 다루며 자기 콘텐츠를 만든다. 그러면서 진정한 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의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의 무게를 견뎌낼 줄 아는 사람만이 진정한 리더가 된다. 또한 진짜 이루는 사람들은 모든 일이 잘 될 것을 믿고 긍정적으로 추진하되 절박하고 신중히 한다.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예민한 아이 육아법에도 쓴 이야긴데, 아이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받아들이고 사랑하면 인격 통합이 되며 성장이 일어난다.
빛과 어둠을 모두 담으려면 그만큼 그릇이 커져야 한다. 그릇이 작을 땐 둘 중 하나밖에 담지 못한다. 의식의 발달 단계를 참고하면 사람들은 내가 앞서 말한 첫번째 유형에서 두번째 유형으로 성장하며 그다음 세번째 유형으로 성장하게 된다. 불안에 사로잡혀 살다, 긍정적이려 노력하며 성장하고, 마지막엔 두가지의 에너지를 모두 다룰 줄 알게 되는 것이다.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래서 자신의 그릇을 성장시켜야 한다.
나는 어느 단계일까? 큰 일을 하려고 계획하며 한 걸음씩 가는 요즘 나는 이제 준비가 되었음을 느낀다. 내 험난한 삶이 그리고 엄마됨이 나의 그릇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