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 시리즈 #2. 문제를 다루는 3가지 습관
매달 1개의 직장생활 회고 에세이를 쓰기로 결심했다. 매달 경험한 문제 해결의 과정, 그중 배운 점들 및 고민을 기록하고자 한다.
지난 직장생활 회고(이전글 보기)에서 더 많은 업무를 핸들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었다. 입사 2개월 차인 7월은 그런 결심을 현실화하는 과정이었다. 새로 담당하는 업무의 스코프를 점점 늘려가면서 혼자 잘 핸들링하기 위한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였다. 그 결과 이전달에 비해 오너십 측면에서 많은 성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혼자 업무를 잘 핸들링하는 일잘러가 되기 위해 노력한 과정 및 좋은 습관들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처음 담당한 업무에서 이슈가 발생했을 때 문제 상황의 해결에만 급급한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문제의 맥락이라든가 상대방이 질문을 하는 이유를 곱씹어보며 진행하기보다 '어떻게 빨리 해결할지'에만 생각이 매몰되었다. 늘 스스로 납득이 되어야 다음으로 넘어가는 성격인데도 일을 할 때는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 및 나는 뉴비라는 생각 때문에 더더욱 '왜?'라는 질문과 생각을 잘 안 하게 되었다.
이런 태도가 문제인 이유는 첫째로는 소통을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게 되고, 둘째로는 이슈의 다른 면면들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어떻게 해결하는지 알려면 선배들을 괴롭힐 수밖에 없다. 밑도 끝도 없이 "대시보드에서 오더 기록을 export로 한 번에 데이터를 추출할 수는 없나요?"라고 물어보는 사원보다는, "고객이 계정 동결을 소명하기 위해서 xx팀에서 오더 기록을 한 번에 export 하고 싶다고 요청 주셨는데 가능한가요?"라고 묻는 사원이 훨씬 해결방법을 알려주기에 쉬울 것이다. 이경우 만일 export 기능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해결방안을 알려줄 수도 있다.
늘 노트를 책상 위에 펼쳐놓고 생각이 복잡해질 때마다 글로 쓰는 습관이 생겼다. 처음에는 나만큼 자주 뭔가를 쓰는 사람이 없어 눈치가 보이기도 하였으나, 한번 노트테이킹을 습관화하니 이것만큼 좋은 툴이 없다. 복잡하게 꼬인 생각이 정리되는 걸 넘어서 이슈의 못 보던 부분까지 같이 생각하게 된다.
예를 들면 타지사 A팀과 미팅 이후에 메신저로 이슈가 A팀인가 우리 팀인가, 누구의 역할인가에 대해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논의가 계속 같은 자리를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노트 테이킹을 하면서 업무의 전체 프로세스 및 주장의 타당성을 검토하다 보니 결국 A팀에서 이슈를 해결하는 게 맞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 근거를 정리한 끝에 지난한 논의를 끝내고 설득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할 때, 이슈에 2개 이상의 하위 원인들이 존재할 때 노트테이킹이 유용하다.
노트테이킹과 더불어서, 팀장님께 보고를 한다는 생각으로 업무를 정리하는 습관도 이슈를 bird view로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보고를 하는 상황이라면 짧고 간결하게, 그러나 핵심을 담아! 정리해야 할 것이다. 한두 줄짜리 summary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재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고, 나아가 다음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그 next step도 함께 고민하게 된다. 이를 통해 예를 들면, 거의 한 달 가까이 지지부진하게 끌어왔던 문제가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우선순위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를 위해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이해관계팀에게, 문제로 인한 부정적인 임팩트와 숫자를 토대로 push 하는 등의 액션을 취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업무를 혼자 핸들링 핸들링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업무를 주도적으로 처리하는 길이었다. ‘왜’라는 질문으로 문제의 맥락을 더하고 노트 테이킹으로 문제의 구조를 명확히 하며, 보고하는 마음가짐으로 우선순위와 다음 액션을 바로 세우는 것. 이 모든 습관들이 모여 나만의 업무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다가온 9월에도 매일 인사이트들을 축적해 성장의 여정을 계속해나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