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많이 벌고 싶어요
그냥 바쁘다. 요즘은 일이 많다. 작년에 강의를 진행했던 기관들에서 올해도 강의 요청을 해왔다. 같은 내용이면 안될 듯해서 커리큘럼도 새로 짰다. 다행히 작년과 비슷하지 않아서 좋았다는 만족도 높은 답변이 돌아왔다. 11월에는 최초로 유료 강의와 국립대학교 강의가 잡혀 있다. 돈 냄새가 풀풀 난다.
이달은 출장도 잦았다. 부산‧서울‧광주‧양산‧제천 등 매 주마다 타지로 나가는 날이 꼭 있었다. 왔다갔다가 힘들어서 그렇지, 타지 일은 돈도 되고 새로운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투입된 축제들도 다 잘 마무리됐고, 그 외 하는 무수한 일들을 다 무탈히 마쳤다. 월말월초는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지만, 그 시간은 찰나다. 11월은 아마 절정이 되리라.
10월 10일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왔다. 내가 상 받은 것도 아닌데 내가 다 기쁘더라. 왜일까? 생각해 보니, 인문학 시장이 대한민국의 트렌드 중 하나로 전망돼서 그럴 거다. BTS‧손흥민‧봉준호 등 월클라인에 한강 작가가 추가되면, 인문학 업계에도 부흥기가 찾아올 거다. 그러면 내가 돈 벌 구석도 더 많아지는 반사이익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나와 가까운 사람들은 알겠지만, 3년째 프리랜서 생활을 하면서 굴곡진 순간들이 제법 있었다. 한창 벌 시기에는 남부럽지 않게 잔고가 쌓여도, 비수기가 오면 춥고 배고픈 나날을 보낸다. 특히 기약 없이 그 기간이 길어지면 정서적으로도 꽤 큰 영향을 미친다.
3년이 넘어가면서 이제 안정화가 돼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삶을 개척하는 방향을 바꾸는 전략은 맞아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적절히 사람들도 잘 만나고, 여가 생활도 즐기고, 두통에 시달리는 날도 예전보다 적어졌다. 이 좋은 순간이 얼마나 유지될 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내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지 않나 싶기도 하다. ‘더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더 행복해지고 싶어.’ 최면 걸듯이 속으로 되뇌고, 안 하면 아쉽겠다 싶으면 하면 된다. 지금은 그냥 나를 움직이게 할 것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