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닌텐도"란 기업이 왜 대단한지 전에는 몰랐습니다. 게임을 즐기지 않았던 지난 시절 저에게는 닌텐도가 그저 게임회사들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게임에 조금 눈을 떴을 때, 저는 "콜 오브 듀티"나 "NBA 2K" 시리즈들을 했었습니다. 닌텐도는 아이들이나 하는 게임으로 치부했었죠. 지금 2023년, 저에게는 디즈니보다 "닌텐도"가 더 위대해 보입니다.
"닌텐도"가 직접 깊숙이 관여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애니메이션이 2023년 개봉했습니다. 예고편을 보는 순간, "이건 꼭 봐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얼마 전 드디어 이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흥행도 꽤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도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요즘 하향세를 겪고 있는 디즈니와 자연스럽게 비교할 수밖에 없더군요. 저는 그 차이를 "톤 앤 매너 (Tone & Manner)"의 차이로 보고 있습니다.
톤 앤 매너 (Tone & Manner)라는 표현을 한마디로 설명하기에 조금 무리가 있을 겁니다. 그래도 무리해서 설명하자면, "분위기에 어울리게.." "콘셉트에 맞게.."라는 말을 해야 할 때 "톤 앤 매너"가 잘 맞는다고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할리우드에서 실사판으로 슈퍼 마리오를 영화로 만든 적이 있습니다. 폭망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게임 속의 그것과 너무 이질적이었기 때문이었죠. 이번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애니메이선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톤 앤 매너가 적절했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가 기대했던 게임 속 그것을 최적의 톤 앤 매너로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비판 중에는 게임 속 시네마틱 영상과 다른 점이 무엇인가?라는 불만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만의 개성이나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함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요즘 톤 앤 매너의 불일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콘텐츠 회사가 있습니다. 바로 "디즈니"죠!
디즈니의 문제점은 정체성이 다른 인수 합병한 영화들을 디즈니만의 톤 앤 매너에 욱여넣으려 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성인등급의 수작들이 디즈니의 손을 타는 순간 매력이 없어질 것이 뻔하죠. 반대로 자신들의 고전 애니를 실사화하는 프로젝트에서는 톤 앤 매너를 지키지 않아 원성을 사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톤 앤 매너"는 가히 모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 "동물의 숲 시리즈", "젤다의 전설 시리즈" 등등, 딱 보면 닌텐도 콘텐츠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톤 앤 매너를 유지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들은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위기와 콘셉트등을 유지하면서 어떻게 해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이번 애니메이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크레디트 속 각종 회사 로고들 중 "닌텐도 픽처스"라는 타이틀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닌텐도의 막강한 콘텐츠와 캐릭터들, 그들의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영화로 풀어낸다면 거대한 디즈니도 식은땀을 흘리게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