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여행으로 만드는 그림
11월 1일부터 유명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러다가는 1년의 반이 크리스마스로 덮여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지난 날들 동안 부지런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말이죠.
거의 매일 그림을 그리고 그림을 그린 시간이 쌓여갈수록 그림 실력이 예전보다는 향상되고 있음을 느낍니다. (매우 주관적인 평가이지만요.) 하루는 저의 그림을 보고 너무 만족해서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내가 그림을 너무 잘 그리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했을 때 나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 싶을까?"
억지로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하기 싫은 일들로 돈을 버는 행위가 대표적이겠죠. 그런 일들은 잘하게 된다면 축복입니다. 최고가 되는 순간 적어도 돈은 굴러들어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계속 계속 가열 차게 일을 지속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결과와 상관없이 순수하게 좋아서 하는 일이라면 어떨까요?
제가 그림을 잘 그리게 된다면 그림을 더 이상 그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게 된 순간부터 한 1년 정도는 정말 기뻐서 마구마구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그러나 곧 시들해지겠죠. 그림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입니다. 그 "재미"가 사라질 것 같습니다. 뭘 해도 그 자리에 머물고 있다면 정말 지루할 것입니다. 제가 매일 그림을 그리는 이유들 중 하나는 어제보다 오늘, 그림실력 향상이 눈에 보이고 오늘보다 내일, 나의 그림 실력이 향상될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입니다. 비록 그 향상폭이 미미하더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