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가 불안한 당신에게…

취미생활

by 그림한장이야기


취미생활

그림 그리기가 불안한 당신에게...


그림을 처음 시작하는 분들의 마음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자리 잡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무엇을 처음 시작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그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하나로 부른다면 그것은 “불안”일 겁니다. 인간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불안함이라고 하죠. 어떤 스트레스보다 심한 고통을 준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인류의 역사를 불안함을 없애려는 과정이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변화,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은 매우 불안하거든요.


저는 그림에 대해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내 손에서 무엇이 나올지 모른다.” 그림을 그리는 가장 정확한 저의 마음일 겁니다. 그런데 그 불안감이 반전의 재미로 다가오는 순간, 그림이 좋아졌습니다. 유머의 제1 법칙은 반전이라고 합니다. 생각지도 못한 뭔가가 툭 튀어나올 때의 쾌감. 저의 손이 그림을 통해서 그 반전을 해냅니다. “어떻게 예쁜 여배우를 저렇게 그려놓을 수 있을까?” 저는 그 반전에 폭소를 터뜨립니다.


영화 스피드의 산드라 블록 (iPad 7, Adobe Fresco)

(그나마 좀 나은 산드라 블록 그림입니다. 그래도 그녀에게 사과를 해야 하겠죠.)


내가 의도했던 그대로가 아닌, 더 잘 그렸든, 더 못 그렸든 예측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다는 것. 그것이 그림의 재미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불안함이란 미래를 알 수 없을 때 옵니다. 우리의 삶에서 불안하다는 것은 생존의 위험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림은 다릅니다. 내손으로 처음 선을 긋는 순간 그림의 결과를 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완전한 불안의 상태이죠. 그런데 그 불안이 즐겁습니다. 우리는 그런 것을 설렘이라고도 부릅니다.


지금은 여행을 마음대로 다닐 수 없지만 여행의 과정 중 가장 행복한 순간은 준비하는 순간이라고 하죠. 즐겁고 기대가 큰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은 그것을 준비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설렘이라고 부르는 그 불안한 심정. 우리는 그림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인류는 삶이 안정적이 되도록 발전하고 진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불안을 감수하는 돌연변이들이 나타났죠. 그런 이상한 사람들에 의해 인류는 혁신을 이룹니다. 지금 당신이 들고 있는 펜 한 자루로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짜장면 (iPad 7, Adobe Fresco)
냉면 (iPad 7, Adobe Fresco)

위의 두 그림은 반전의 결과였습니다. 짜장면 그림은 정말 자신이 없었고, 표현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생각보다 잘 나왔습니다. 대부분 짜장면으로 알아보더군요.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 아래 냉면 그림은 최근에 도전한 그림입니다. 짜장면의 기억만 가지고 "할 수 있어!"라며 호기롭게 도전했죠. 결과는 이상한 냉면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냉면처럼 보인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실패입니다. 그래도 만족합니다. 오히려 육개장처럼 결과가 나왔다면 더 재미있었겠다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냉면, 육개장처럼 보이지 않나요?)



모험 (iPad 7, Adobe Fresco)

우리는 한때 모두 모험가였습니다. 불안함을 헤치고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용기가 있었죠. 그 용기는 다 어디로 갔는지 서글퍼집니다. 적어도 그림 속에서는 용기를 내보고 싶습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