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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류 프로그램

뷔르츠부르크 대학교 WIN 커뮤니티

by 승협

나의 모교를 비롯하여 한국의 많은 대학들이 교환학생의 적응 및 행정 처리를 돕기 위하여 친구 매칭 프로그램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지만, 이곳 뷔르츠부르크는 그렇지 않았다.


물론 기본적인 행정 절차를 위한 OT를 비롯하여, 학생들의 문의사항에 항상 따뜻하게 답변을 해주긴 했으나 짧은 파견 기간 빠르게 적응하기 위한 여러 친구들을 사귀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하여 학생 자치 기구인 WIN이 운영되고 있다.


국제처가 중심이 되어 학생들이 돕는 게 우리의 방식이라면 이곳 커뮤니티인 WIN은 학생들이 100% 주축이 되어 국제 학생들을 위한 행사가 계획되는 듯했다. 학기 중 큰 행사인 웰컴 파티와 학기말 파티는 지역 클럽을 통째로 대관하여 진행되었으며, 이외에도 물놀이, 언어 및 문화 교류, 그리고 와인 관련 행사가 주를 이뤘다.


이번 게시글에서는 몇 가지 이벤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학기 초/ 학기 말 파티 (에라스뮈스 파티)

이곳에 파견 오는 모든 이들이 기대하는 에라스뮈스 파티는 지역에 있는 클럽을 통째로 대관하여 진행된다. 물론 뷔르츠부르크에서의 클럽이 커 봤자 얼마나 클까 싶지만, 생각한 것만큼 아담한 클럽이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이들끼리 어색한 분위기가 흐르는 초반부를 지나, 자정에 가까워지면, 서로 다른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유명한 노래들을 따라 부르며 신나게 흔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클럽 입장의 경우 현금만 받으며, 물론 바에서는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돈은 벌어야지). 바에서 파는 술의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므로 대부분의 경우 친구들과 함께 프리 드링킹(pre-drink)을 하고 들어온다. 주로 평일에 파티가 열리기에 막차 시간을 잘 확인하거나 첫차까지 버틴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하다.


사실 시끄럽고 어수선한 클럽 특성상 그리 친구를 사귀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긴 했다. 대부분 이곳에서 만난 친구들은 후에 만났을 때 (술을 먹고 물어봤기에)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 약간은 난처할 수 있긴 하다.


와인 워크 / 와인 테이스팅 (★)

프랑켄 지방의 대표도시인 뷔르츠부르크는 맥주보다는 와인이 유명하다. 이러한 지역 특색 덕분에 독일 어느 지방에서도 하기 어려운 포도 농장 투어와 와인 테이스팅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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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워크는 도시 주변 포도밭을 걸으며 포도 품종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를 직접 듣고 맛보는 행사로, 3-4가지 와인을 맛보면서 포도밭이 펼쳐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와인잔 보증금을 신청하면서 납부하고, 이후에 와인잔은 기념품으로 가져도, 혹은 보증금을 돌려받아도 무방하다. 비록 가격대가 높은 와인들은 아니지만, 좋은 날 밖을 다니면서 마시는 와인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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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테이스팅은 과거 뷔르츠부르크 궁전 아래 바이에른 왕을 위한 와인 저장고에서 진행이 된다. 지금은 사용을 안 하고 있지만 과거 사용하던 유서 깊은 오크통이 보존되어 있으며, 지하의 분위기는 와인을 즐기기에 최적이었다. 시음 행사는 뷔르츠부르크 와인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하는 와인 테이스팅에는 5가지 정도의 와인이 제공이 되며, 하이라이트로 갈수록 점점 술에 취해가는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역 투어와 근교 투어

유명한 소도시인 마인츠와 밤베르크, 그리고 뷔르츠부르크 근교를 돌아보는 투어도 진행이 된다. 이동은 주로 도보와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며, 지독할 만큼 하이킹을 좋아하는 독일인들 답게 도보 이동이 생각보다는 길었다.


지역 투어는 뷔르츠부르크의 명소인 궁전과 알테마인교, 그리고 성을 둘러보는 투어 등이 있다. 특히 학기 시작 즈음 시작하기에 뷔르츠부르크를 알아가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기에 이만한 행사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 또한 새로운 친구들을 이러한 투어에서 만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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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근교 투어 중 친구의 제안으로 바이에른 왕의 여름 궁전이었던 파이츠회흐하임(Veitshöchheim)을 방문했었다. 아름다운 여름 궁전과 더불어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로 새롭게 유럽의 중심이 된 뷔르츠부르크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도 방문했다(위도와 경도 상 중심이긴 하지만, 주변에 밀밭밖에 없었다). 날씨도 덥고 이동 거리도 은근히 길었지만, 사실상 마지막으로 참여한 행사이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듯하다.


이러한 여러 프로그램은 커뮤니티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통하여 공지가 된다. 왓츠앱의 경우 학기마다 커뮤니티 주소가 바뀌므로, WIN 커뮤니티 인스타그램 페이지에서 해당 학기 왓츠앱 커뮤니티에 참여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여성들의 경우 일부 캣콜링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있어, 왓츠앱 프로필에 본인의 너무 많은 정보를 담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


또한 커뮤니티가 방대하다 보니, 너무나도 많은 유형의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오프라인을 통하여 친해진 친구와 그룹이 형성된 이후라면, 커뮤니티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보다는 지금 있는 친구들과 더욱 돈독하게 지내는 것이 이후 추억을 쌓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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