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나는 어릴 적부터 내가 먹을 것은 내가 알아서 챙겨 먹어야 했다. 그렇다고 내 성격이 확 티는 성격도 아니고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성격이라 내 밥그릇조차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그래서일까 성인이 되고도 나는 한동안 식탐이 대단했다. 친구들이 각자 다른 종류의 음식을 주문해서 서로 나눠 먹자고 말을 할 때면 썩 반가워하지 않았다. 내 밥그릇을 뺏어가는 느낌을 받기도 했고, 내 양껏 음식을 먹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었다. 친구들이 그런 제안을 하면 나는 눈치껏 내가 먹을 만큼의 양을 충분히 배로 채우기에 바빴다. 지금은 식탐이 많이 사라졌다. 남편이나 아이들이 나의 밥그릇에 넘치도록 음식들을 덜어 놓기도 하고 내가 먹고 싶은 건 나의 의지대로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식탐은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중간에 끼여 존재감 없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는 "나를 좀 봐주세요"라고 수없이 외치면서 사람들의 눈에 띄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상장을 받기도 했고, 여러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아 "나 이런 아이예요"라고 사람들에게 나의 존재를 알렸다. 그렇게 누군가의 눈에 띄기 위해서 노력하면서 살아왔던 나는 성인이 되고서도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할 수 있게 노력했다.
직장인이 되고서는 직장동료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착한 사람으로 불리면서 뭐든지 "yes"를 외쳤다. 속마음은 해주기 싫어 죽겠어도 나는 "네~!"를 남발하면서 직장생활을 했었다. 사람들은 익숙해지면 나의 도움은 더 이상 도움이라는 기능을 잃어버리고 그들의 일까지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이 되어 버린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도와주지 못한 날은 온갖 비난의 눈초리와 말들을 들어야 했다. 착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선택했던 나의 행동들이 결국에는 그 회사를 그만두게 만들었던 어리석은 행동이 되었다. 회사를 그만두던 날 과장님이"00 씨 너무 착하게 살지마!"라며 착하게 살아가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했다. 맞다 적당한 배려와 적당한 거절이 있어야 했다.
아직도 여전히 나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나의 성장보다는 다른 이들에게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어 했다. 아이들 키우면서 부동산 재테크로 돈도 벌면서 꽤 괜찮은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런 나의 계획들이 정체기에 들어섰다.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그 자리 그대로 머물려 있다. 이리저리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갈 방법들을 찾고 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동안의 나의 노력들까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나의 멘털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고민을 책에게 듣고 책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네 마음대로 사세요
책 제목에서부터 "다른 것들 신경 쓰지 말고 그냥 네 마음대로 살아"라고 말을 해주는 것 같았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나를 어떻게 대하든 감사하는 마음을 품으면 그들의 망상의 거울에 갇히지 않고 자유로울 수 있다. 그리고 내 마음의 거울에 끼는 더러운 얼룩들을 말끔하게 제거할 수 있다. 나를 둘러싼 세상의 모든 물질과 생명들에게 감사하면 그들이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
p135. 착하게 사는 방법은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것이 너무 쉬워서 하찮아 보이는지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이가 드물다. 그러나 사실 이 단순한 행동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내 마음대로 살아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책 속의 말처럼 나는 이제 내 맘대로 나에게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면서 살아가기로 했다. 누군가에게 나의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면서 나의 행복을 무시한 채 살아가지 않기로 했다. 내가 감사하면서 살아가면 그들이 내 마음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게 된다는 책 속의 말처럼 나는 내 담대로 착하게 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