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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류 Jul 21. 2020

새내기 학생과 새내기 학부모

120점

120점


민혁이의 1학년 1학기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어느새 여름방학도 20여 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학교는 화요일과 목요일 이렇게 평일에 두 번을 가고, 3일은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날을 보내는 중이다.


온라인 수업 때는 숙제가 많은 편이고, 오프라인 수업 때는 시험이 있는 것 같다. 월요일에 국어 공부를 하면, 화요일에 받아쓰기를 하고, 수요일에 수학 공부를 하면, 목요일에 수학 문제를 풀고.


수학은 사실 하루 한 장씩 연산 공부를 해서 1학기 문제는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아니라면 특별히 틀리는 문제는 없다. 그런데 국어의 경우에는 학교 전까지 받아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받아쓰기는 적잖이 걱정이 된 게 사실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6월에서야 등교를 했지만, 온라인 수업은 그전부터 시작되었기에, 학교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받아쓰기 시험을 매주마다 하고 있는 민혁이.


나는 민혁이에게 받아쓰기를 100점 맞으면, 아빠가 선물 사줄게,라고 말을 하며, 받아쓰기에서의 자신감을 주고 싶었다. 그런데 학교에서 받아쓰기를 처음 해 보고 온 날을 보자, 받아쓰기가 12문제였다. 즉, 120점이 만점.


그래서 그걸 안 다음부터는 화요일 등교 전에 "민혁아, 오늘 120점 맞자"라고 하면서 헤어진다.


오늘도 그랬다. 아침에 일어나서 받아쓰기할 문장들을 두 번씩이나 읽어주고, 헤어지기 전에 "민혁, 오늘 120점 맞아와!"라고 하니, 민혁이도 "알았어"라고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와이프와 함께 하교하는 민혁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민혁아, 받아쓰기 몇 점 맞았어?"


"120점 맞았어"


"오, 잘했네!"


여기에 반전이 있었다.


"13개 나와서 다 맞으면 130점인데, 아빠가 120점 맞으라고 해서 120점 맞았어"


아, 그 말이 아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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