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빠떼리 좀 갈고 가실게요
책은 또 다른 세상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아요. 그 안에 담긴 당신의 생각에 내 생각을 더합니다.
책을 읽으며 당신 생각을 더 할게요.
타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까.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싫어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사람은 자신을 아끼고 보호하려 하지만,
그건 본능적 생존 욕구에 가깝다.
사랑은 좀 다르지 않을까.
자신을 사랑하려면 누군가에게라도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이 필요하다.
무정에세이, 부희령, 사월의책, 364 쪽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내가 나를 싫어하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라는 부희령 작가의 말에 나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어째서 사랑의 기준을 밖에 두는 걸까? 그것이 왜 내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는 걸까?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세상에 '사랑'이라고 이름 붙여진 모든 말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돼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자신조차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누가 사랑해 줄 것이며, 그런 사람이 또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
살다 보면 스스로가 못나 보이기도 하고, 실망스러울 때도 있다. 어느 때에는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런 나라도 누군가는 사랑해 주고 있다는 작은 믿음이 있다면 살아가는 힘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먼저다. '이런 나이지만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해.'라고 생각해 보자.
식물은 새로운 땅에 옮겨 심으면, 물을 듬뿍 주어야 흙 속에 뿌리를 잘 내리고 살 수 있다. 뿌리가 없는 꽃다발은 아무리 물을 잘 갈아 주어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어 버린다. 타인의 사랑이 물이라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바로 뿌리이다. 뿌리가 튼튼하게 자리 잡는 것이 먼저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먼저이다. 모든 사랑은 거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