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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별무슨별 Dec 27. 2023

마추픽추 보고나면 쿠스코에서 뭐할지 딱 알려드림!

오얀따이땀보 버스로 당일치기, 산 페드로 시장 존맛 치킨 누들 스프 먹방

*영상으로 미리보기

https://youtu.be/Ld3VhtUyWvA?si=W__esUdERQWlRsuk


쿠스코에서의 가장 중요한 일정이었던 마추픽추라는 거사를 마치고(?) 다음 날이 되었다. 무얼 하면서 하루를 보낼지 고민하다가, 룸메로 만난 오스트리아 친구 제니가 추천해준 ‘오얀따이땀보’에 다녀오는 것을 이 날의 일정으로 정했다. 우선 이 날 (2/16.목)의 일정을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아래와 같다.


#오얀따이땀보 다녀온 하루 스케줄 요약

- 9:00 기상

- 10:00 시내 & 산페드로 시장 구경 및 아침식사 + 기념품 쇼핑

- 12:45 ~ 오얀따이땀보로 가는 버스 대기

- 13:40 버스 출발

- 15:00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 도착

- 15:15 ~ 오얀따이땀보 관광 시작

- 16:30 아주 천천히 산책하고 사진 찍고~ 관광 끝!

- 16:50 ~ 다시 쿠스코로 출발

- 18:30 쿠스코 시내 도착

- 19:00 동네 마트 구경 & 간식거리 구매하여 숙소 도착

- 19:30 과카몰리 만들어 먹고 기절


일단 충분히 자고 일어나서 첫끼로 산페드로 시장(San pedro Market)에서 치킨 누들 스프를 또 먹었다. 맛은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백숙 같은 맑은 닭국물 맛이고, 다양한 야채와 면이 들어간 그런 요리인데, 첫날 감동의 도가니였던 음식이라 꼭 한번 더 먹고 싶어서 찾아왔고 첫 날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맛이 좋았다. (첫 날 갔던 식당이 닫아서 바로 그 옆의 다른 가게에서 먹어서 그럴지도)

그리고 마지막 날 기념품으로 살 것들을 미리 스캔할 겸 천천히 이것저것 구경했고 1차 기념품 쇼핑으로 초콜릿, 알파카 인형, 치즈를 샀다. 아과이만또(Aguaymanto) 등 신기한 과일이 들어간 초콜릿이라고 해서 먹어보니 맛이 좋아 몇 가지 종류를 샀고, 남미 하면 떠오르는 귀여운 알파카 인형 하나, 남미스러운 가죽 가방 하나, 그리고 치즈를 샀다. 치즈는 엄청난 양과 맛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비교하면 정말 저렴한 금액이라서 한 번 사봤다. 만화에서 나오는 것 같은 엄청 큰 덩어리의 치즈였는데, 여행 중에도 먹고 남으면 한국에 가져가서도 먹어야지 했다.

그리고 예비 식량으로 과일 몇 개 구매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있던 과일 가게에서, 다양한 과일은 하나씩 담아서 간단한 흥정 끝에 저렴하게 구매했었다. 토마토, 아보카도, 바나나 ⅔ 개를 5.5솔(한화 약 2천원) 에 샀으니 정말 가성비가 아주 철철 흘러넘쳤다. 남미는 과일이 정말 다양하고 저렴한데 혼자 간 여행이었다보니 이것저것 더 다양하게 먹어보지 못한 건 조금 아쉬웠다.

그렇게 숙소에 돌아와 나갈 채비를 한 뒤, 숙소 주인분께 확인해둔 오얀따이땀보(OLLANTAYTAMBO)행 버스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도보로 10분 정도 걸리는 도심 어느 한 곳에 있어서 누구든 찾아갈만 하다고 생각했다.(주변에 물어보면 다들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역시나 남미 이동수단의 전통! 봉고차에 탑승했는데 좌석 수가 채워져야 출발하는 시스템이라 거의 한 시간을 꼬박 기다린 끝에 출발할 수 있었다.

그렇게 1시간 반 정도를 매끄럽지 못한 도로를 달려 오얀따이땀보가 있는 작은 마을에 도착했고,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하여 자유 관광을 했다. 입장료는 외국인 기준 70솔(한화 약 25,000원) 이었고 가격이 꽤 나갔다. 이 티켓은 유명 쿠스코 유적지 중 1. 피삭 PISAQ, 2. 오얀따이땀보, 3. 모라이 MORAY, 4. 친체로 CHINCHERO 이렇게 4가지 모두 포함한 티켓이었는데 아쉽게도 시간 없어서 하나밖에 못갔다.(누구에게라도 주고 싶었으나 받을 사람 찾는 것도 귀찮았다)

오얀따이땀보는 거대한 돌탑 같은 느낌이었는데 좁고 독특한 길은 위험해서 그런지 막혀 있었고 나머지 공간은 자유로이 둘러볼 수 있었다. 사실 마추픽추를 보고 난 이후라서 큰 감흥은 없었지만, 역시나 이렇게 크고 웅장한 공간에 돌을 차곡차곡 맞추듯이 쌓아올렸다는 사실 자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그곳을 아주 천천히 둘러보는 것만 해도 고산 지대라 숨도 굉장히 찬데, 그렇게 높은 곳까지 그 옛날에 쌓아올렸을 걸 상상하니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 넘게 천천히 구경하다가 마을도 구경하려는데 마침 무슨 축제 기간인 것 같았다. 나이 지긋한 여성분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마을의 작은 골목 곳곳을 걸으며 사람들의 축하를 받고 있었는데,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에서 소소한 마을 행사를 보고 있자니 바라보는 관광객의 마음도 덩달아 따스해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약간의 산책 겸 둘러보다가 원래 가려고 찍어둔 Sitio Arquelolgico Pinkuylluna 라는 곳에 가보니 오후 16:30까지만 운영이라 이미 닫았어서, 아쉬움을 뒤로한 채 쿠스코로 돌아와야 했다. 그러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물을 가득 담은 양동이를 여기저기 던지며 물을 뿌리고 있는 아이들을 발견했는데, 이것도 무슨 전통인 건지 신나게 물을 뿌리며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타깃이 되어 물벼락을 맞을뻔 하기도 했다. 말도 통하지 않는데 겁이라는 게 1도 없는 어린 아이들이라, 나를 발견하고는 눈이 번뜩이는 것을 보았을 때 길거리에서 물에 젖은 생쥐가 되는 꼴은 면해야겠다 싶어서 본능적으로 아이들로부터 멀어지려고 뛰었다.(이것도 일종의 인종차별인걸까)

그렇게 아찔했던 상황을 모면하고 나니 길가에 지나가던 봉고차가 쿠스코에 갈거냐고 묻길래 곧장 타고 다시 시내로 돌아왔다. 대단하게 한 일은 없는 것 같은데 고산 지대에서 1시간 이상 내내 걷고 높은 곳을 오르락 내리락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피곤해서 오는 길 버스 안에서 완전 기절했었다. 그렇게 또 한번 한 시간 반 정도를 내리 달려서 쿠스코 시내의 샌프란시스코 광장에 내렸고(남미는 대부분의 광장 이름이 ‘샌프란시스코’이다) 날이 금세 어둑해져서 발걸음을 재촉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들어오는 길에 간단히 과자 등 간식거리를 구매했고, 낮에 사둔 과일&채소로 과카몰리를 해먹고 빠르게 잠에 든 하루였다. 과카몰리는 재료가 좋아서 대충 썰어서 만들어 먹어도 참 맛있었고, 언제 먹어도 부담없는 메뉴라 좋아하는데 한국에서는 식재료 값이 상대적으로 높고 여유가 없을 땐 조금 번거롭기도해서 자주는 못해먹는 메뉴라 더욱 반가웠다.


고산 지역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평소처럼만 움직여도 피로감이 많이 쌓일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추천 받은 곳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던 하루였다.

**꿀팁! 쿠스코에서는 아무래도 마추픽추 미만 잡이기 때문에, 자잘한 유적지를 본 이후에 마추픽추를 가는 순서를 추천한다. (반대로 한다면 감흥이 매우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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