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불편함 중의 하나는
지인들이 일방적으로 묶는 '그룹 카톡방'이다
일, 신앙, 관계, 정보 등으로 묶여 있는 그룹 카톡방이 어떠한 목적 없이 운영되고 있을 때, 그렇다고 친밀함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때. 나오고 싶어 진다.
나올 때는 그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는 일 또한 피곤함을 느낀다.
알람을 꺼놔도 업데이트된 글의 숫자가 늘어날 때 함께 늘어나는 부담감. 나만 그런 걸까?
과연 관계라는 것이, 정보를 공유하고 소식을 업데이트를 하는 것만으로 유지가 가능한 것인가?
위드 코로나 시대, 궁금한 관계의 영역이다.
사람을 만나며 쓰는 에너지보다, 만나기 전 후의 관리가 더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되는 요즘 시대의 관계.
이렇게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SNS의 여러 채널을 통해 소통의 과잉화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실제 생활 속에서 많은 이들이 외로움과 무기력함, 소통의 부재를 호소하는 것을 보게 된다.
좀 아이러니할 수 있지만, 나는 사람들과 소통을 좋아하고 부드럽게 하는 편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반면 그만큼의 off 시간이 꼭 필요한 사람이다. 의무적으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소통을 강요받는 경우에는 그만큼의 소진도 많아진다.
최근 들어, 매주 *회 정도만을 개인적인 만남의 시간을 갖기로 기준을 정하고 지켜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순간 타인의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내 삶에서 집중할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며. 최근 들어 많은 지인들이 과도하게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어, 일방적인 대화를 하고 오는 길의 지침을 경험하며. (뭔가 코로나의 영향 같기도 하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때론 타인에게 까다로워지는 것 같은 스스로의 불편함도 생기고). 좀 더 나를 보호하고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인연을, 관계를 꼭 애써가며 지켜가야 하는 것일까. 그건 사회적인 관계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왜 어느 순간부터 친밀함도 일처럼, 의식적으로 맺어가는 시대를 살게 되었을까.
온 앤 오프를 조금 느슨하게 연결 해나가도 괜찮은데. 어차피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고, 좋은 관계는 노력이 아니어도 연결되어 가는데.
너무 많은 과거로부터의 경험과 기억,
사람들의 기대 속의 관계로부터 조금은 오프를 하고 싶은 한 여름의 생각들.
어쩌면 좋은 소통과 대화는,
먼저 나와의 소통과 대화가 이루어져야 가능한 것 같다.
그러려면 일상의 여백 속에서 조금씩 off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