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씀씀 Nov 18. 2023

뻔하지만 확실한 방법

잘 자고, 잘 일어나기

한창 미라클모닝이 유행했을 때 (지금도 여전히) 인생 성공을 위한 아침 챌린지를 다양하게 시도해봤다. 오늘 하루 감사일기 쓰기, 독서하기, 영어문장 외우기, 아침 산책, 공복 유산소 등 작심삼일. 일주일 이상 지킨 적이 없었다. 미라클 모닝의 끝은 '나는 의지,끈기없는 나약한 사람이구나.' 였다.


내가 번아웃을 실감했던 증상 중 하나는 아침이 너무 힘들었다는 것이다. 재택근무의 장점 덕분에? 출근 시간 9시 20분까지 침대에 누워있다가 가까스로 노트북 전원을 켰다. 주변에서는 꿈의 직장이라고 했지만 아침에 잠이 제대로 깨지 않은 상태에서 일을 시작하고 하루 종일 쏟아지는 일에 치이다보면 삶의 패턴을 잊고 잦은 두통에 시달렸다.


일찍 일어나서, 이불 정리하고 세수도 쫌! 하고 방정리도 하고 일하면 얼마나 좋아?

그게 나에게 제일 힘든 일이었다.



하루의 진짜 시작은 저녁부터,


사람들은 하루를 시작할때 아침을 어떻게 시작할것인가에 집중한다. 하지만 그 아침의 시작은 전 날 저녁으로 부터 시작됨을 깨달았다.


'보복성 취침 미루기' 

낮 동안 부족했던 자유시간에 대한 보상 심리로 자는 시간을 미루는 것.


넷플릭스, 유튜브 OTT 중독에 빠져 퇴근 후에는 아무것도 하지않고 하염없이 영상을 틀어놓고 새벽 1시까지 지친 오늘을 보상받기 위한 시간을 반복했다. 생산적인 활동을 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은 자책감대로 가진채 퇴근 후 일상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어떻게 퇴근 후 시간을 보내야할지 몰랐다.


전 날 기억에도 남지않을 시간을 소모하고 나서는 매번 오늘 저녁은 운동, 책읽기로 알차게 보낼거야 마음먹었지만 다시 실패하고 늦은 취침과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잘 일어나기의 실패 원인은 잘 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보내고 싶은 하루가 아니기에, 아침이 행복하지 않았다. 여전히 내가 원치 않는 일로 하루의 절반을 살아내야함을 알고 있기에 버티는 아침이 개운할리 없었다. 어쩔 때는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기도 했고 어떤 전환점을 맞아 긍정적인 일상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미 내 안에 에너지가 없는 사람에게 단순히 시간의 흐름에만 맡겨두는 것은 방치나 다름없다. 아침이 어렵다면 잘 자는 것부터 다시 시작하자. 부족했던 나의 자유시간은 잠으로 보충하고 내면의 에너지를 쌓자.

작가의 이전글 지칠수록 선택은 미루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