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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의 늦여름

수풀로 운심리

by 여름지이



강 건너 수풀로 운심리

습지가, 며칠 때이른

청량한 날씨에 그늘 아래는 시원했다.

따가운 햇살은 그 전의 온도가 아닌

데워진 지구의 여열 같은 것.

곧 사라질 것을 알아

조용히 머무르 듯 고즈넉하나

고된 여름의 흔적은 어쩔 수 없다.

거슬리지 않는 매미 소리

어두운 곳을 나는 검은물잠자리 떼

물풀을 거스르는 어린 물고기들

세력이 정점에 이른 마름과 수련

불쑥 솟아오른 *구릿대의 멀쑥함

여울과 소가 만들어낸 물들의 합창

높게 나는 붉은 잠자리 한 마리,

가을이 저마치 앞에 섰다.








구릿대



한강수계는 북한강, 남한강, 경안천을 비롯한 한강의 본류와 지류를 모두 포함하는 지역을 말합니다. 하천 경계에서 1km 이내에 있는 지역을 수변구역이라 하며, 상수원 수질개선을 위해 수변지역에 녹지를 조성하고 생태 복원한 공간을 수변생태벨트라고 합니다. 한강 수계 수변생태벨트 중에서도 넓은 면적으로 생태복원하여 수질개선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생태전환 교육, 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을 수풀로라고 합니다. 수풀로는 총 다섯 곳이 지정되어 있으며, 대표적인 세 곳은 수풀로 운심리, 수풀로 양수리, 수풀로 삼회리입니다

- 환경부 한국환경보전원-





*구릿대는 처음 본 키 큰 식물이라 외래종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알고 보니 약용 식물. 뿌리가 '백지'라는 이름의 한약재로 진통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키가 일 미터 넘게 크고 역시 미나리과!

허브에 관심을 가지고 보니 미나리과에 속한 것들이 참 많다. 이번에 심어본 딜, 파슬리, 알고 있는 당귀 등 웬만한 것이 거의 미나리과였다. 우리 산하 물가 어디서나 잘 자라는 나물로만 알고 있었는데 동서양에 분포한 가족이 대단했다. 발음도 쉬운 미나리, 여러모로 여러 곳에 가족을 거느린 유용한 식물. 미나리과의 특징인 옆구리가 터지며 새잎이 올라오는 모습을 키 큰 구릿대는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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