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 Halloween

기념일과 클래식(10) - 10.31 할로윈 기념

by 푸르름

추천곡 :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


오늘은 우리의 것이 아닌 미국의 기념일이지만, 모두가 즐기는 할로윈을 기념하여 곡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의 기념일이 아니기에 역사나 의의에 대해 설명하기보다는,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할로윈을 즐기기를 바란다. 곳곳에 마법이 섞여있는 10월 31일. 마법과도 같은 곡을 마법카드 인 ’타로‘를 곁들여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1. 타로 카드 0번 fool 정방향 – 천진난만한 순수함 자유분방함



▶ 카드 소개

타로카드 0번은 때로는 22번 카드로 불리는 바보· 광대 카드이다. 바보 카드는 정위치 건 역 위치건 자유와 관련되어있다. 카드에 나타난 소년은 매우 적은 짐꾸러미에 화려한 옷을 입는 등 여행을 떠나려는 이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낭떠러지가 코앞임에도 개의치 않고 태평스러운 얼굴을 한 소년은 순수하면서도 경솔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 카드의 특징으로는 하얀색을 많이 사용한 점인데 하얀 태양을 시작으로 하얀 목덜미와 소매, 하얀 장미, 하얀 강아지 등을 등장시켜 순수함과 물욕 없는 상징을 나타낸다. 이에 따라 금전운에서는 무일푼, 무소유를 나타내고, 건강운에서는 정신병 등과 관련이 있다. 또한 애정운에서는 집착하지 않는 순수한이라는 긍정적 의미와 이기적, 바람둥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가진다.


여행을 떠나거나 이사하는 등을 제외하고는 어느 운세에서도 긍정적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자유분방함 속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작, 가진 것은 없으나 이제 떠나고자 결심한다는 뜻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인생의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

타로카드 0번 바보 카드의 의미 중 정위치에 가장 어울리는 곡은 폴 뒤카의 ’마법사의 제자‘를 추천하고 싶다. 이 곡은 단테의 중세시대 발라드를 동명으로 한 곡으로 1940년 월트 디즈니가 판타지아에서 이를 수록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 작곡가에 대한 짧은 소개

프랑스 작곡가 폴 뒤카((Paul Dukas, 1865~1935)는 테오도르 뒤부아 등에게 사사 받았으며 이후 오페라 '아리안과 푸른 수염' 등 여러 작품들을 남긴 작곡자로서, 수십 년간 파리음악원에서 음악사에 이름을 남기는 쟁쟁한 작곡가들을 길러내는 스승으로서 뚜렷한 음악적 족적을 남긴다.


제자들 중에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 음악가로 '투랑 갈랄라 교향곡'의 올리비에 메시앙, '어느 귀인을 위한 환상곡'으로 유명한 스페인의 20세기 음악가로 호아킨 로드리고, 멕시코를 대표하는 마누엘 폰세 등이 스승의 명에를 드높혔다. 그러나 스스로 엄격한 탓에 대부분의 작품을 폐기해 버린 뒤카이기에 본인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마법사의 제자'는 그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 1897년에 발표된 프랑스가 자랑하는 교향시 중 하나이다.



▶ 마법사의 제자를 작곡한 배경!

교향시 '마법사의 제자'는 18세기 독일의 문학가 괴테가 1797년 발표한 시 'Der Zauberlehling'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괴테의 발라드를 위한 스케르초'라는 부제를 달기도 했다. 그러나 괴테 역시 순수하게 창작하긴 보다는 고대의 설화를 모티브로 재해석한 것에 가깝다. 이 곡은 표제음악으로 1895년 작곡되어 초연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틸 오일렌슈피겔의 유쾌한 장난‘과 1년 차이인 1896년 작곡되었으며 구성도 비슷하다. 뒤카가 많은 작품을 폐기해왔으나 ’마법사의 제자‘를 남겨둔 것에 프랑스인으로서 독일인 슈트라우스를 의식해서인지, 아니면 스스로 ’마법사의 제자‘가 완벽해서 인지는 본인만이 알 일이다. 그러나 만약 전자가 계기였다면, 굳이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발라드를 차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에서 후자가 더 진실에 가깝다고 본다.



▶ 곡 이해하기! - 판타지아를 통해!

이 곡은 흥미로운 소재를 표제음악으로 만든 덕분에 음반 제작의 초창기인 20세기 초반, 당대의 잘 나가는 많은 지휘자들이 이 작품을 앞 다퉈 리코딩하기도 했으며, 지휘자들마다 작품의 해석을 두고 다양한 개성을 투영시키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음악이 오늘날까지 유명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디즈니가 1940년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하는 콘서트 애니메이션 환타지아 시리즈의 하나로 '마법사의 제자'를 발표한 덕분이다. 디즈니 콘서트 무비 환타지아에 수록된 마법사의 제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다.

스승 마법사가 외출을 하자 미키마우스는 마법사의 모자를 훔쳐 쓰고 미리 익혀 둔 마법을 시도한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계속된 시도로 결국 빗자루를 일으켜 세우고 그에게 손을 만들어 준 다음 자기 대신 물을 길어 오도록 한다. 환상 속에 빠져 든다.

그 사이 빗자루는 끊임없이 물을 길어 와 온 집 안을 물에 잠기게 하고 잠에서 깬 미키마우스는 놀라 빗자루를 멈추려 하지만, 해제 주문을 익히지 못한 탓에 빗자루는 통제가 안되며 계속 물을 날라 물바다를 만든다.

미키마우스는 순간 문 앞의 도끼를 들고 빗자루에게 달려가 그것을 휘둘렀고 빗자루는 조각조각 나 버린다. 그러나 조각난 빗자루는 하나하나가 수십 개의 빗자루로 되살아나서 모두가 물을 길어 오며 마법사의 집은 풀장처럼 물이 가득 차 넘치게 된다. 이윽고 마법사가 돌아와 순식간에 상황을 되돌리고 빗자루들을 정리한다.



▶ 곡 추천 이유

앞서 설명하였듯 0번 바보 카드의 정위치의 해석은 여행을 떠나거나 이사하는 등을 제외하고는 어느 운세에서도 긍정적 의미는 아니다. 또한 다른 카드와 시너지 역시 부정적인 면모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해당 카드가 나온다 하여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마법사의 제자의 내용은 우스꽝스럽고 천진난만한 우화 같은 이야기지만, 특유의 자유분방함으로 인해 대문호 괴테부터 작곡품을 몇 개 남기지 않은 뒤카와 디즈니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회자되고 있다. 인생도 이와 같다. 나의 지금 이야기가 무일푼에 단순하고, 애정마저도 집착 없는 밋밋함에 스스로가 한심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유분방함 속에서 나오는 새로운 시작, 가진 것은 없으나 이제 떠나고자 하는 결심 속에서 열정과 새로움의 두근거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해당 카드가 나온 분들이 뒤카에게 ’마법사의 제자‘가 히든카드였듯, 해당 카드가 인생의 히든카드가 되기 바라며 해피 할로윈 되시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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