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5 체육의 날 기념
추천곡 : 존 윌림엄스의 'Olympic Fanfare And Theme'
최근 7월에 가장 핫 한 키워드는 단연 올림픽일 것이다. 88 올림픽 때부터 강자였던 양궁뿐만 아니라, 유도, 태권도, 펜싱 등 수많은 종목이 코로나로 우울했던 하루를 설레고 짜릿하게 만들어주었다.
다만 우열곡절 끝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개막식’은 인류 문화의 축소를 보여주던 런던올림픽과 인류의 축제를 화려하게 뿜어내던 리우 올림픽과 달리 조악스럽고 지루하기까지 했다.
불가항력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연기돼 1년이나 늦춰진 데다, 일본 내 국민적 부정 여론 등 수많은 내홍을 겪는 와중에 음악감독마저 3개월 전에 사임하는 등 많은 우환이 겹치며 문을 연 것을 감안하더라도 개막식은 적잖은 실망감이 들었다.
더군다나 선수단 입장식 때에도 일본 대중음악 대신 야심 차게 게임 ost라는 신선함으로 승부수를 띄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갖고 있는 '마리오' 같은 ost를 활용하지 못하고 우익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드레곤 퀘스트'란 게임의 ost가 연주되는 부분에서는 언짢은 기분마저 들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안타까운 개막식 중에서 모래 속에서 진주를 찾듯, 귀에 익은 클래식 음악이 분위기 반전을 해주었다. 성화 점화 상황에서 신시사이저의 전도사로 불리던 일본 출신 전자음악의 거장 '토미타 이사오'가 편곡한 구스타프 홀스트의 '행성(The Planet)' 중 목성이 '일출'이라는 옷이 입혀져 일본 도쿄스다디움을 신비와 경외감으로 휘감았기 때문이다. '일출'은 부족한 연출로 자칫 밋밋할 수 있던 성화 봉송 장면을 마치 태양이 떠오르는 풍경을 묘사하듯 장엄한 장면으로 전환시켜 주었다.
토미타 이사오는 활발하게 클래식 명곡을 전자음악으로 편곡·연주해온 인물이다. 1970~80년대에 그는 바흐 판타지, 홀스트의 행성,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키며 스타디움에서 단독 공연을 가질 정도로 이름을 날렸다. 이러한 인기는 우리나라에도 반영되어 올림픽 입장 자막 방송사고 낸 mbc가 80년대 뉴스데스크 오프닝 음악으로 사용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4년마다 개최되는 올림픽의 음악(Anthem)은 어떠한 모습으로 나타날까?
1896년 1회 아테네 올림픽을 기점으로 무수히 많은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주목할 만한 음악들을 몇 곡을 짚어 보자.
우선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에는 쇼스타코비치의 페스티벌 서곡이 사용되었다. 5분 남짓의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 중 하나로 금관 악기의 우렁찬 포효에 이어 목관 악기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행진곡 풍의 신나고 박진감 넘치는 음악으로 러시아의 자존감을 살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곡이다.
1984 L.A 올림픽 때에는 재즈를 클래식 음악으로 승화시킨 미국의 자랑 조오지 거쉬인의 '랩소디인 블루'가 지구촌 손님들을 맞았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또 한 명의 천재 음악가가로 세계인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 주인공은 '죠스', '인디에나 존스',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의 ost 작곡가로 유명한 존 윌리엄즈다. 그가 당시 헌정한 '올림픽 팡파르와 테마'는 일순간 전 세계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았고, 솔트레이트 동계올림픽 때에도 메달 수여식에 연주되면서 올림픽 세리머니의 품격을 올려주는데 공헌했다.
이에 자극받은 1988 서울 올림픽에서는 1986 아시안게임 때 시도된 이만방 교수의 팡파르를 거울 삼아 김정길 교수가 작품을 만들어 공식 음악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직전 올림픽의 존 윌리엄스 작품과 바로 비교되는 상황이다 보니, 동양적인 멜로디가 인상적이었다는 소박한 평가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다하더러도 윤이상 이후로 점차 싹튼 한국에서의 클래식을, 88 올림픽을 기점으로 대내외에 알릴 수 있어 우리에겐 의의가 깊은 올림픽이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은 ‘WELECOM HOME’이라는 멋진 제목으로 세계인에 큰 울림을 주었다. 이에 맞춰 그리스는 자국의 자랑 반젤리스에게 올림픽 곡을 부탁하였다. 반젤리스는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음악으로 (JS Radio Edit) 우리에게 익숙한 뮤지션이다. 그는 이 음악으로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수작을 하나 더 추가했다. 그리스 태생의 반젤리스는 조국을 위해 대표적 로고 음악을 만들어 주었고, 그가 만든 로고 음악은 또 한 번 주목을 받으며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의 프라이드를 드높여 줬다.
2012 런던 올림픽은 때마침 엘리자베스 2세의 60주년 생일이었기에 작심하고, 경이로운 문화적 행사를 열어주었다. 그들은 ‘불의 전차’를 기점으로 비틀즈나 롤링 스톤즈, 퀸, 레드 제플린 등 위대한 대중음악가로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영국은 특히 자국의 자존심인 '헨델'을 크게 내세웠다. 특히 헨델의 오라토리오 솔로몬 중 '시바 여왕의 도착'과 왕궁의 불꽃놀이 중 '환희'가 연주되어 위대한 음악가가 응원하는 위엄 있는 올림픽을 도모했다.
이처럼 수많은 클래식들이 올림픽을 더욱 풍미 있게 해주며 국민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앞으로 2024 파리올림픽 2028년 LA올림픽까지 문화가 기대되는 올림픽들이 즐비해 있는 만큼, 또 다른 명곡들이 탄생하여 우리의 삶을 드높여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