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렛

달콤씁쓸함 그 사이

by 쑤라이언

집에서 우물우물 초코렛을 씹어먹다보니 갑자기 쓴맛이 느껴졌다. 뭔가 달달한게 땡기길래, 집에 있는 밀크초코렛을 꺼내서 한 조각씩 먹었는데 갑자기 뭔가 진득한게 혀끝에서 녹아들어가면서 갑자기 단맛이 아닌 쓴맛이 났다. 초코렛이 참 신기한게 어떤날은 2개 3개도 막 먹을 수 있는데 어떤날은 뭔가 질렸다고 해야하나 손대기 꺼려지는 그런 날이 있다. 나도 초코렛 같을까?


비단 초코렛 뿐만은 아니겠지. 뭐든 좋은점이 있으면 또 나쁜 점이 있는 거겠지. 달콤한 사랑을 속삭일때 사용되기도 하고, 친구에서 우정을 표현할때도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타인이 싫은걸 억지로 시킬때도 가능한게 초코렛인듯 하다. 그런 초코렛을 나는 살짝 얼려먹는걸 좋아하는데 뭔가 눅진하게 녹아버리면 손도 대기 싫은 그런 느낌이 있다.


누군가에게 내가 그런 사람인가 싶기도 하다. 적당한 온도에서는 괜찮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또 어떤상태에서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은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 흠, 씁쓸하다.

옛날 사람들 보면 참 말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달콤씁쓸함 그 사이라니. 정말 완벽한 표현이 아니지않나? 누군가 나에 대해 물으면 전 달콤씀쓸한 그 사이의 사람입니다. 라고 답한다면 꽤 그럴싸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초코렛 하나에도 나를 대입해서 생각하다니. 요즘 생각이 많은 날인가보다. 초코렛의 단맛을 생각하면서 뭔가 로맨틱한 관계를 상상하기도 하고, 쓴맛을 생각하면서 이미 지나버린 이제 낯설어진 관계를 추억하기도 한다. 뭔가 관계에 대한 허전함이 초코렛의 녹아버린 맛과 같다. 더 나아가지도 못하는 관계에 대한 답답함이라고 해야하나? 부모님과의 관계도, 동생과의 관계도 그리고 지나간 연인들과의 관계도 뭔가 진전없는 답답함. 덕지덕지 녹은 초코렛에 묻어서 닦아내려면 그냥 씻어야만 하는 그런 느낌.


어느새 초코렛은 한 조각만 남은 상태이고, 살짝 녹은 상태로 남아있다. 더 녹지 말라고 손을 뗐다. 나도 그 눅진한 관계에 더 손을 대지 말아야하는 걸까? 조금은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내마음을 내려놓으면 좀 다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잠깐 쉬다가 남은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너무 많이 먹어서일까? 갑자기 쓴맛이 확 올라온다. 적당히 먹고 남겼어야했나. 이런 후회가 든다. 마치 나의 지난 쓴 연애처럼 후회가 남는다.


잠깐 멍하게 앉아있다가 초코렛 포장지를 접었다. 많이 녹지않아서인지 포장지가 깔끔했다. 언젠가 초코렛을 만들어서 선물도 하고 그 초코렛하나로 웃고 행복했던 시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만들 열정도 없고 함께 나눌 의지도 없다. 이렇게 눅진한 온도의 사람이 되고 싶지않은데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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