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3월 11일

by F와 T 공생하기

3월 11일

신은 자기에게 봉사하도록 그의 영(영혼), 사랑, 이성을 주셨다. 그런데 우리는 이 영을 자신을 위해 사용한다. 즉, 우리는 도낏자루를 깎기 위해 도끼를 사용하고 있다.

-레프 톨스토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 ?


신이 존재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고, 나는 누군가, 타인을 위해 살아가지는 않는다. 아마도 동물과는 다른 인간의 삶에 미덕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는 정도로 생각한다, 나는.


인간은 물론 자연 속 모든 사물에는 영혼이 깉들여 있다고 보기도 한다. 또한 이성과 사랑인지, 사랑과 이성인지는 아마 영원히 끝나지 않을 주제일 듯싶다.


스스로가 자신을 위해 영을 사용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사용해야 하는지?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흠뻑 빠진지도 모른 채 살아남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내 모습이 안쓰럽긴 해도 어쩌랴. 제도는 사람이 만든 것이고, 제도 속에 다시금 인간이 속박되고, 옥죄이게 된다. 미천하든, 세상 모든 것을 가진 듯 폭주하는 권력자든 결국 제도와 사람 속에서 서로가 서로를 밀어붙인다.


우리는 모두 우리 스스로의 이기적인 도구이자 목적이다. 서로에게 도움을 받고, 서로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면 좋겠지만 대부분 나로 돌아가 나만을 위해 살아간다. 도끼는 자루가 아닌 다른 역할이 있지만 자루를 깎는 도구로만 쓰려서 되겠는가?



톨스토이가 살아가던 당시 러시아는 소수의 귀족 지주가 광대한 토지를 독점했고, 농노제가 1861년에야 겨우 폐지되었지만 해방된 농노들은 여전히 빈곤과 착취 속에 그대로 방치되었다. 귀족들은 사치와 향락 속에서 살아갔고, 톨스토이 본인 역시 대귀족으로서 이러한 모순을 내부에서 직접 목격, 고통받은 사람이었다.



당시 구조적인 착취가 가능했을 테고, 설사 대단한 개인이 이기심을 절제하는 미덕을 발휘한다손 치더라도 고착된 제도와 제도권 속의 권력은 자기복제하듯 그래야만 했을 것이다. 그들 스스로도 가진 것을 유지하기 위해 틀 안에 다람쥐 마냥 달려야 했을지도 모른다.



150여 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다를까?


나는 이를 '빈곤한 이기심'이라 표현하고 싶다.


이기심은 자유주의와 자본주의를 이끄는 근본적인 힘이자 가정이다. 빈곤이 아닌 풍요로 가야 할 듯싶다.



존재하든 그렇지 않든 풍요로운 이기심을 꿈꿔본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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