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존중 볶음밥
오늘은 장 보는 날.
냉장고를 제대로 끝까지 털기로 했다.
시장에 가기 전에 꼭 사야 되는 것, 있으면 좋을 것, 절대 사면 안 되는 것 등을 구분해 정리하면 좋다.
생필품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꼭 있어야 하지만 살짝 고개를 돌려보면 대체품이나 약간의 변화를 통해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특히 음식이 그렇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무기질, 비타민의 다섯 가지 핵심 요소를 떠올려 보면 건강한, 즐거운, 새로운, 다채로운, 가끔은 빠른 식사? 참 어렵다. 게다가 최소 5가지 요소를 2가지씩만 조합하더라도 2^5 = 32.
게다가 먹는 방법 또한 취향과 그때그때의 기분, 상황에 따라 다르니 까다로움은 배가 된다.
하지만 지금은 냉장고를 털어야 할 때.
제한사항, 경계조건 혹은 초기조건 등일 수 있는 것은 지금 집에 어떤 식재료가 있느냐?
물과 cold brew랍시고 시험해 본 녹차로 가득한 냉장고 속에 달걀 1개, 치즈 조각, 해동해 둔 야채 믹스, 100g도 안되어 보이는 약간의 간 소고기, 1/5 조각 감자, 양파 반 개, 마늘 몇 알.
빵은 없고, 넉넉해 보이는 냉동된 쌀밥이 보인다.
내 머릿속에는 이미 카레밥이다.
감자, 양파, 소고기로 카레를 만들고, 카레 위에 야채를 얻고, 밥을 데우고, 달걀 오믈렛을 얹어 고수를 뿌리면 끝 아니겠어? 카레는 오뚜기가 있고, 인도풍 느낌을 만들어 내기 위한 curmin(케레의 주재료), turmeric(샛노란 강황), cardamom(중동 디저트에 흔히 들어가는 향기를 배가시키는 향신료), 취향 따라 파프리카, 고춧가루 등을 추가하면 된다.
하지만 여왕님께서 싫다고 하신다.
자연스레 잠시 투덜거리다 이렇게 해봤다.
재료
- 해동 밥
- 해동 야채 믹스
- 감자 조각
- 양파 조각
- 마늘 1 알
- 소고기 한 손 꼬집
- 달걀 1개
- 치즈 조각
- 소금, 후추, 굴소스, 참기름, 참깨, 고수
재료준비
- 모두 해동하고,
- 감자와 양파를 쉽게 익도록 잘게 썰고, 마늘을 다진다.
- 달걀 1개는 소금, 후추를 추가한 뒤 풀어두고,
- 치즈(큰 직육면체다)는 밥을 덮을 수 있도록 얇게 잘라둔다
조리
볶음밥
- 냄비를 달구고,
- 약간의 올리브유, 참기름을 넣고 냄비를 골고루 코팅하고,
- 밥을 볶는다. 소금을 약간 넣고 잘 섞어준다. 한 알 한 알을 코팅하겠다는 느낌으로 끊임없이 잘라주고,
- 야채를 추가하고, 소금 약간, 굴소스를 추가해 잘 섞어준다, 야채가 으깨지지 않도록 적당히.
(밥을 접시 중앙에 담아 쌓아 둔다)
(냄비를 씻는다)
카레
- 냄비를 달구고,
- 약간의 올리브유를 넣어 냄비를 골고루 코팅하고,
- 감자, 마늘, 고기, 양파 순으로 볶는다
(쉽게 익도록 잘게 썰어뒀으니 걱정 없다)
- 카레 약간, 커민 아주 조금을 넣고 점도를 적당히 맞춘다.
(카레를 볶음밥이 담기 접시 한쪽에 담는다)
(냄비를 씻는다)
오믈렛
- 위와 동일한 순서로
- 오믈렛을 만든다. (약간 덜 익혀야)
(볶음밥 한쪽에 오믈렛을 담는다.)
마무리
- 잘라둔 치즈를 밥 위에 올려두고,
- 전자레인지에 30초 돌린다.
(취향 따라 고수를 뿌리거나 한다)
여왕님이 만족해하신다.
이걸로 되었다.
(치즈를 일부가 아니라 전체에 두르고, 오븐에 180도 정도로 20~30분 둬도 좋았을 듯싶다, 마치 라쟈냐나 스파게티를 치즈에 둘러 오븐에 데워 먹는 것처럼.)
냉장고를 완전히 털려 버렸다.
발걸음 가벼이 장 보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