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walk me home.
“Please, walk me home!
(저를 집에까지만 데려다주시겠어요?)”
강소이 작가님의 작품 <별소년 어린 왕자> 속, 장미를 보는 순간 가장 먼저 떠 올랐던 문장이다. 소설 속의 장미는 참으로 도도하면서도 새침데기이고, 허풍쟁이면서도 가식적인 여인이다. 그녀는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할 때도 있지만, 알고 보면 속은 정말 여린 여인이리라 내 마음이 살며시 기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허영장이가 되었다가 가로등지기가 되고, 비행조종사가 되었다가 어린 왕자가 되기도 하는 나는, 어느 날에는 아주 B-612의 장미꽃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장미가 되어버린 나는, 나의 하나뿐인 어린 왕자님께 이렇게 말할 것이다.
“Please, walk me home. 저를 집에까지만 데려다주시겠어요?”
음…… 그럼 나의 어린 왕자님은 나에게 이렇게 말하겠지?
“집까지 데려다 달라고요? 하지만 지금 당신이 뿌리내린 바로 그곳이 당신의 집 아니던가요?”
‘음…. 이 낭만이라고는 1도 없는 왕자님 같으니라구. 바로 이곳이 참말로 저의 집이라고 할지라도, 그럴 때에는 그렇게 이성적으로 바로 대답할게 아니라고요. 가끔은 알아도 모르는 척, 몰라도 아는 척, 영화 속에 나오는 그 멋진 사랑 고백들을 저의 귓가에도 속삭여 주셔야 한다고요. 자고로, 이 세상의 모든 꽃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존재들이니 말이에요.
까만 밤 쏟아지는 별들 속, 단 둘이 걸을 때에는 그냥 살짝 당신의 품으로 저를 이끌어 주세요. 그러면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당신의 품에 안기고 말 거예요. 음….. 아니에요. 차라리 그냥 저를 당신의 노란 머리 위에 올려 주세요. 그러면 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장미가 되어 버리고 말 거예요.’
저도 제가 뿌리내리고 있는 바로 이곳이 저의 집이라는 사실을 알아요. 하지만 저는 제가 좋아하는 그대, 당신과 1분, 아니, 1초라도 더 오래 함께 하고 싶단 말이에요.
그러니 제발!
Please, walk me home.
저를 집에까지만 데려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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