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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누비스 Mar 11. 2024

환경도 결국은 유전이니까

그래서 나는 언제까지 이 짓을 해야하는건데


 동생이 정신과 외래를 예약했다는 말을 했다. 가정의학과에 갔는데 의사가 우울증이 있는 것 같으니 정신과를 가보라고 해서 정신과 외래를 가기로 했다고. 그 말을 듣고 너도 참 쉽지 않은 인생이겠구나 싶었다.


 다른 진료과도 그렇지만 정신과도 초진 때 가족 중 정신병력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다. 가족 중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이 있는지, 정신과를 간 적이 있는지에 대해 묻는데 정신질환에서도 유전적 영향이 있기에 그러지 않나 싶다. 실제로 우울증에서도 유전학적 연구에서 가족 중 누군가 우울증이 있는 경우 우울증 발병 위험도가 2-3배 증가하며 유전적 요인이 약 40% 정도 영향을 끼친다고 하니 정신질환 발병에 있어서 유전적인 부분을 무시하기는 어렵다. 유전자로 인한 유전보다는 세대 간 전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하지만 환경도 결국은 유전이니까.


 어쩌다가 하다하다 이런 것까지 닮아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개신교에 미쳐 개신교만이 정답이고 진리라 생각하는 부모님의 고압적인 종교 강요, 툭하면 장애인 시설에 너희를 버릴거니 짐을 싸라고 시키질 않나, 성적과 공부를 빌미로 협박하고 압박하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못하게 해버리는 이 집안 꼬라지에서는 자살이나 안 하면 다행일거니 정신병 정도로 멈춘게 다행일지도 싶다.


 그런걸 생각하면 나도 참 징하게 대단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삶을 언제까지 이어가야 하는걸까. 언제까지 견뎌야 하며 어디까지 버텨야 하는 것일까. 어디가 내 종착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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