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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May 15. 2023

사람은 시간이다. 시간은 사랑이다.

함부로 판단하지 않기. 

"가장 힘들었을 때가 언제인가요?"


종종 면접을 보면 단골 질문이 있다. 가장 힘들었을 때를 묻는 질문이다. 직장을 떠나 학창 시절을 통틀어 가장 힘들었을 때를 묻는다면 아마도 사람이 힘들 때일 것이다. 사람만큼 내 마음대로 안 되고 어려운 것이 또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rSRIxGEA-6w


얼마 전 유튜브 1분 과학의 영상 하나를 보았다. 이 영상에서는 KTX를 탔는데 시끄럽게 떠드는 아주머니 때문에 짜증이 난 유튜버의 스토리가 나온다. 이 유튜버는 너무 시끄럽게 떠들어 짜증이 났는데, 그 와중에 넷플릿스에서 본 문어의 일생을 그린 다큐가 떠올랐다고 한다. 어린 문어가 자라며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상어가 다가올 때 조개껍데기로 위장하고 점차 나이 들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벅찬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BTS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BTS 팬들은 BTS가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가 밑바닥부터 길거리 홍보를 하고 프로듀서를 찾아가 협업을 부탁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보아왔다. 그런 팬들은 BTS에게 다른 가수에게 느끼지 못하는 남다른 감정을 느낀다. 


문어와 BTS의 스토리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시간이다. 우리는 어떤 대상과 시간을 쌓으면 남다른 감정을 느끼고 그것을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하게 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이 유튜버는 공공장소에서 떠드는 아주머니 이야기로 돌아와 간과했던 시간을 생각한다. 어쩌면 그 아주머니들은 아주 오랜만에 만나 집안일에 해방되어 여행 가는 것은 아닐까? 그들에게 짜증이 났다는 것은 그들 사이에 쌓인 시간, 사랑을 간과한 무지 아닐까? 




인간을 구원하는 건 그 어떤 따스함일까.


아직도 사람이 제일 어렵다. 언제쯤 사람을 다 알 수 있을까. 자꾸만 판단한다. 이 사람은 좋을 것이다. 이 사람은 나쁠 것이다. 이 사람을 원망한다. 이 사람을 사랑한다. 

그러나, 정작 나는 이 사람에 대해 무지하다. 이 사람의 모든 시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1분 과학의 영상은 나의 무지를 일깨웠다. 한 사람과 관계 맺는 것은 그 사람이 겪은 시간과 관계 맺는 것이다. 나는 그 시간을 모두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그리고 함부로 사랑할 수도 없다. 내가 받은 상처도 상처라 할 수 없다. 나도 누군가에게 스치는 칼바람처럼 상처를 줬을 것이다. 


그저 시간을 밀고 살아가는 인생이다. 부디 내가 타인에게 따스함이었으면 좋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0mzfbpmtL20


오늘의 세상이란 어제와 같을 수 없고
그렇게 시간을 밀고 나가며
우린 또 살아갈 텐데
인간을 구원하는 건 그 어떤 따스함일까
희망과 절망은 공존하는 것
파도처럼 끝이 없는 것

- 정밀아 환란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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