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임의 힘>을 읽고
작년 11월, 생애 처음 마라톤에 출전했다. 사실 5 km 라서.. 마라톤 했다고 말하기도 민망하지만, 나에게는 엄청난 일이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1 km도 뛰지 못하고 힘들다고 했던 내가 5 km 마라톤이라니!! 당시 마라톤을 하면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4 km 지점이 지나고 결승점이 보이니 갑자기 마라톤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하는 마음과 10 km 마라톤 신청할걸! 하는 마음이 들었다. 뛰는 내내 숨이 헐떡 거리고 온 몸이 힘들다고 아우성 이었는데 더 뛰고 싶은 마음이라니! 이런 마음 들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러너스하이: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경쾌한 느낌.
당시 나는 말 그대로 러너스 하이를 맛본 것이었다. 책 <움직임의 힘>에서 저자는 러너스 하이는 달리기의 짜릿함이 아니라 끈질긴 노력 끝에 맛보는 짜릿함이라 말한다. 30분 내내 달리다 보면 멈출까? 그만하고 집에 갈까? 내가 왜 이걸 돈주고 신청했지? 라는 온갖 잡념이 휩싸이다가 어느 순간 잡념이 사라지게 된다. 이와 같이 움직임에 대한 신체의 보상은 그만큼 확실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움직임으로 본인을 인식한다고 말한다. 우아하게 움직이면 “난 우아하다”라고 인식하게 되고 힘차게 움직이면 “난 강력하다”고 인식하게 된다는 말이다. 실제로 나는 최근 F45 라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운동을 하면 할수록 스스로가 인지하는 내가 달라짐을 느낀다. 힘차게 운동을 하다보면 너무 힘들고 포기 하고 싶은 순간에도 “나는 멈출 수 없어! 나는 강해!” 라는 주문을 넣고 있다.
운동을 하면 삶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는 수도 없이 들어봤다. 사실 내가 운동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뭔 수작이야’ 라며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 보내곤 했는데, 어느덧 내가 운동 전도사가 되어 있으니 인생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