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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로 Mar 05. 2024

이어가는 사랑 이야기

<자기 앞의 생>을 읽고 

책 <자기 앞의 생>의 주인공 모모는 부모의 버림을 받고, 로자 아줌마의 보호 아래 생활한다. 책 속 등장인물은 모두 가난하거나, 병들거나, 친구도 가족도 없거나, 정상이라 불리는 혹은 평범함의 범주에서 벗어나 있다. 이들은 저마다 사연 있고 본인만의 생을 살아간다. 소설 속 인물들은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역 근처를 배회하는 노숙자, 부모의 보호를 벗어난 아이들 등.. 이 글에 쉽게 담지 못할 이들은 얼마든지 있다.

나는 솔직히 말하면 고정관념이 분명하고, 고지식하고, 틀에 박혀 있는 사고를 지녔다. 또한 상대에 대한 색안경을 쉽게 쓰는 사람이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알아차리고 있어 개선하려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타고난 성향을 고치기 쉽지 않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본인 식량도 부족한데 아이를 출산하거나 풍족하지 않은 집안에서 아이를 많이 낳는 (‘흥부와 놀부’에서 흥부네 가족 같은) 가족을 볼 때마다 미래에 대한 대책 없고, 책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왜 아이를 낳았을까 생각했던 적이 많다. 이런 나에게 책은 따끔한 이야기를 해준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곳이 없기에 삶의 의의를 느끼기 위해서 라도 아이가 필요하다.' 의 문장을 통해 이들도 이들만의 사연이 있었음을 함부로 내 멋대로 판단한 것에 대해 반성했다.

'완전히 희거나 검은 것은 없단다. 흰색은 흔히 그 안에 검은색을 숨기고 있고, 검은색은 흰색을 포함하고 있는 거지.'


이 책의 의미를 한 단어로 표현하면 “사랑”으로 귀결된다. 주인공을 보며 부모의 사랑없이도 로자 아줌마의 사랑, 할아버지, 의사, 또한 이름 모를 이들의 다정한 관심 속에서 자란다. 사람은 스스로 사랑받고 있다고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어린 모모가 훗날 본인을 향한 관심과 사랑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는지 기억할 수 없다. 사랑은 내가 받은 만큼 돌려주겠다는 “Give & Take” 개념이 아니라 무한히 받고 무한히 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받은 사랑이 나에게서 끊이지 않고 흘러 넘칠 수 있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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