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관한 짧은 단상

71. 구체사진(Concrete Photography)

by 노용헌

구체사진이란 사진을 위한 사진을 상상하고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생각이자 실천이다. 테오 반 두스뷔르흐Theo van Doesburg가 제시한 구체 미술concrete art이라는 개념에서 발전한 구체 사진은 사실을 기록하거나 정보를 전달하거나 감동을 주는 사진과는 거리가 먼 사진을 보여준다. 구체 사진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진작가 고트프리트 예거Goutfried Jäger는 <신조Credo>(2004)에서 제2차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 독일에서 등장한 실험 사진이 어떻게 현대 구체 사진의 선조가 됐는지 간단하게 설명했다. <사진을 뒤바꾼 아이디어 100,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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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예술은 추상예술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추상예술이 일반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무엇인가를 예술가에 의해 가시화된 것이라면, 반 두스부르흐가 제안한 구체예술은 자연물 자체가 가지는 구체적 성격을 조형활동의 대상으로서 받아들여, 단순한 구성, 비재현적 시각 형태를 지향하며, 연속적 구성 원칙이라는 구조 관념과 연계되어 있다.


구체 미술 선언문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첫째, 미술은 범세계적이다. 둘째, 미술작품은 제작되기 전에 예술가의 정신에 의해 완전히 인식되고 형성되어야 하며, 자연의 형식적인 특성이나 인간의 관능성 혹은 감상성이 개입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정주의, 연극성, 상징주의 등을 배제하고자 한다. 셋째, 회화는 완전히 순수한 조형 요소, 즉 면과 색채로만 구성되어야 한다. 회화적 요소는 ‘그 자체’이외에는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않기 때문에 회화도 ‘그 자체’이외의 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넷째, 회화의 요소뿐만 아니라 구성도 간결하고 시각적으로 조절될 수 있어야 한다. 다섯째, 기법은 기계적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정확하고 반인상주의적이어야 한다. 여섯째, 절대적인 명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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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예술은 예술의 미학적인 물음에서 시작되었다고 볼수 있다. 칸트에게 있어서 예술은 자연의 외관을 제공할 때에만 아름다운 것이었다. 이것은 예술이 추상적이며 감각적인 것을 표현하기에 예술의 외관보다 자연의 외관이 더 아름다우며, 예술은 자연의 구체적이며 아름다움과 동등해지려고 노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헤겔은 이러한 우월성의 관계는 불완전한 세계의 환영적이고 기만적인 형상에서 정신적인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화의 과정과 현상, 그리고 예술의 의미는 작가에게 있어서 다르게 파악되고, 그것은 극히 개념적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체예술은 본질적인 순수한 조형요소로만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극히 개념적인 용어, 개념적인 예술이다.


Rainer Kohlberger가 프로그래밍하고 Wilm thoben이 음악을 만든 스마트폰 ‘Field’라는 앱은 스마트폰에 달린 카메라로 주변의 빛과 색상을 인식해 ‘구체미술’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http://itunes.apple.com/de/app/field/id447102469?m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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