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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용헌 Nov 20. 2024

광화문에서 #37

일방통행로

방향을 바꿀 수 없이 달려온 일방통행로의 막다른 지점에서 통행 차단이라는 표지판을 만난다면? (...) "무한한 완성 가능성에 상응하는, 종료시킬 수 없는 진보" "자동적으로 직선이나 나선형 궤도로 진행되는, 본질적으로 저지할 수 없는 진보"(『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선집 5』, 344쪽) (...) 그러나 소실점은 주관적 상상의 개념으로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인식에 적용하면, 소실점은 역사의 방향에 대한 철학적 논의에서 미래에 도달할 수 있는 지점이자 순간으로 표상되지만, 그것은 표상에 불구할 뿐이다. 어쩌면 우리는 목표지점이 있다는 착각하에 일방통행로를 끝없이 걷는 것인지 모른다. 


-발터 벤야민과 도시산책자의 자유, P3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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