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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CP Jun 26. 2024

스P살(24) 도원결의

2024년 6월 2주 이야기

이번에도 지각 글입니다. 많이 지각이요. 한 주도 아니고 두 주를 넘기다니ㅜㅜ. 반기를 마감해 가는 시기이고, 하반기 출간작 원고들이 들어오고,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이해 IP소개서를 업데이트하는 등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핑계로 문을 엽니다.


6월 2주 차에는 작가님 두 분과의 만남이 다였나 싶을 정도로 강렬한 두 건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그 강렬함은 짜릿함이었습니다. 회심의 기획으로 생각하는 두 프로젝트들을 함께 할 작가님을 찾고 있었고 미팅을 하는 동안 ‘이 작가님이다!’, ‘이 작가님일지도 몰라!’하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A프로젝트는 2024 독서문화실태조사가 발표된 다음 날, 후배와 점심을 먹으면서 대화하다 발상이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매년 조사 지표를 보면 출판업 종사자로서 쉽지 않다 느끼게 되면서, 그 이전에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미래가 암울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더군다나 저는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다 보니, 지금의 추이로 봤을 때 사람들이 훨씬 책을 덜 읽을 미래에 우리 아이들이 잘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텍스티는 사람들이, 책과 함께, 이야기와 함께 살아가길 바라는 브랜드이고 거기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고자 재미있는 소설을 내고 잘 알린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만으로 충분할 리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텍스티보다 훨씬 잘하고 오랜 시간 애써왔던 출판사들이 있음에도 독서 지표가 나날이 안 좋아지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책 한 권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수사처럼 존재하는데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는 걸까? 책 한 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책 한 권을 만드는 일은 텍스티도 하고 있는 일이니까 새로운 생각을 한다면 우리가 해낼 수도 있는 일 아닐까? 이런 질문으로부터 시작해 제가 어릴 적 보았던 영화들에 대한 기억 그리고 독서가들의 선한 욕망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 캠페인과 연결되는 이야기 등등 두서없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거 (좋은 쪽으로) 미친 기획이 될 수 있겠는데?’ 하는 설렘과 흥분을 품게 되었고 며칠 후 아래와 같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러 작가님과 소통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작가님을 만나게 되었고 대화를 나눠보니, ‘이 분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독서에 대해 저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한 사람으로서 일과 삶에 대해 생각하는 지점들도 상당히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유쾌한 가운데 꽤 깊이 있는 이야기들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작가님께 기획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구상을 말씀드렸더니, “이건 나를 위한 기획인데?“ 하고 반응하셨습니다. 짜릿했습니다. 생각이 통했구나 좋은 합을 이룰 수 있겠다 생각했어요. 작가님과 연말까지 기획을 구체화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만들기에 들어가기로!


B프로젝트는 작년 하반기에 구상해 둔 기획입니다. 텍스티는 장편 소설, 앤솔로지, 매드앤미러 그리고 내년 공개 예정인 사이드미러 라는 라인을 만들어가고 있는데요. 새로운 라인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기획의 틀은 작년에 이미 정리해 두었고 판을 좀 크게 키워갈 수 있을 만한 기획이라 프로젝트 기획서를 만들고 1권의 기획을 확정하는 것이 상반기 목표였는데, 다른 업무들로 인해 진행이 느슨해지기도 했지만 같이 할 작가님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B프로젝트와 관련 있는 단양 8경 중 하나인 옥순봉


그런데 A프로젝트 관련하여 만나게 된 작가님인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B프로젝트에 더 어울리는 작가님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을 설명드렸더니 관심을 주시는 것은 물론, 그 자리에서 기획의 가장 중요한 요소에 해당하는 부분을 말씀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사람의 결 자체가 프로젝트와 썩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역시 기획을 한 번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품고 있던 프로젝트가 제대로 발아하려면, 저 같은 편집자는 합이 맞는 작가님을 만나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많은 작가님들은 본인이 쓰고 싶은 기획을 갖고 계시므로 그것보다 더 매력이 있겠다고 느낄 만한 제안을 해야 하죠. 그걸 해낸 것입니다.

그러하니 6월 2주 차는 저에게 매우 신나는 한 주였고,

일이 추가되는 한 주이기도 했던….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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