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잔하고 시작할까요?"
"아아 1 "
"아아 2"
"아아 2, 자허블 1, 쿨라임피지오 스파클링 엑스트라 1 자바칩프라푸치노 토핑 반반 휘핑없이 1 "
오늘 하루를 버티는 힘을 얻기 위해 커피 주문이 시작된다.
픽업 알림을 보고 한아름 커피를 들고 사무실로 들어가선 음료 찾아가세요를 외치면 첫 번째 임무 완료다.
언제부턴지 남은 빨대와 홀더를 주섬주섬 챙겨서 자리로 앉고 나면 석연찮은 느낌에 유쾌하지 않았다.
벤티 음료 열 잔을 양손 가득 낑낑대고 들고 와서 아니면 팀장인 내가 음료를 픽업해 와서일까 고민해 봤지만 아니었다. 이유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픽업을 도와주기 위한 10분도 채 사용하지 않은 캐리어는 쓰레기통에 수북이 쌓인다. 음료를 사 왔는데 일회용 한 보따리 쓰레기가 생긴 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거다.
손이 시려서 홀더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부터 빨대를 습관처럼 챙기는 것까지 다 존중한다. 음료를 다 마시고 나면 한아름 플라스틱이며 종이가 쓰레기통에 쌓인다. 직원들에게 각자 텀블러를 모아서 주문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적어도 홀더, 캐리어 정도는 한두 번 사용하고 버릴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아쉬움이 한편에 있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일조하는 거라곤 메일 지우기, 개인 텀블러 음료 주문하기, 빨대 사용하지 않기, 음식 포장 시 비닐 받지 않기다. 내가 할 수 있는 양심의 가책을 줄이기 위해 시작해서 이미 익숙해져 있지만 직원들은 달랐다. 쓰레기라고 한들 강요해서도 안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행동부터 하기로 했다. 음료 픽업하러 갈 때 고정하기 위한 음료 받침대, 홀더, 다회용 봉투를 모아서 스타벅스 매장에 가져가기 시작했다. 팀원들이 "이거 왜 챙겨요"라고 질문에 괜스레 유난 떠는 건가 싶어서 부끄러웠다. 무덤덤하게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요"라고 대답했다. 더 이상 별다른 질문은 없었다.
"___ 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직장인이라면 적어도 2잔 이상을 마시게 되는데 고로 쓰레기도 2배 이상이란 소리다. 스타벅스에서도 2월 20일부터 종이쇼핑백, 음료 제공용 다회용 백이 유상 전환을 한다. 유상 전환을 통해 종이 쇼핑백/ 음료 제공용 다회용 백 사용을 작년보다 50% 줄인다면 연간 약 320톤의 사용량 감축 예상된다고 한다. 모르고 있었는데 스타벅스에서 매월 10일 일회용 컵 없는 날로 지정되어, 캠페인에 참여하면 개인컵 사용 최다 고객을 대상으로 무료 음료 쿠폰을 증정한다고 한다. 솔직히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버리는 게 편리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찰나의 편함으로 쓰레기를 무시해도 되는 걸까. 홀로 아등바등 실천하다 지쳐갈 무렵 알림이 떴다. '탄소중립실천'이란 이름으로 작고 소중한 금액이 찍히기 시작한 것이다.
@copytight _ miyouvely
'탄소중립실천포인트' 쏠쏠한 재미가 있다. 가입하는 것도 간편하고 전자영수증발급, 텀블러, 다회용 컵 이용, 일회용 컵 반환, 친환경제품 구매, 폐휴대폰 반납 실천항목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주로 해당되는 게 스타벅스였을 뿐. 고작 이런 푼돈을 모으려고 한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미세먼지로 눈살을 찌푸리면서 환경파괴에 일조하는 건 어패가 있지 않나 싶다. 가입하고 싶다면 위 링크에서 가입하면 된다.
이것들을 쓰레기봉투에 넣는 동작 그만!
지인과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얘기를 나누다 집에 쌓여있는 책, 안 입는 멀쩡한 옷을 다 쓰레기봉투에 버렸다며 저렴한 옷 대신 나에게 맞는 옷을 구매함으로써 환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부터 이야기 꽃을 피웠다. 혹시 '아름다운 가게'는 알고 있는지 물었지만 들어는 봤다 정도여서 추후에는 물건을 비울 일이 생기면 활용해 볼 것을 권유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수거가능한 물품이 세 박스 이상이면 픽업도 해가는 서비스가 있어서 나눔 하는 데 있어서 편리함이 배가 된다. 겸사겸사 차에 실어두었다가 기부를 하곤 하는데 내게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했던 물건일 수도 있는 거니 나눔도 하고 소득공제 혜택까지 챙겨보는 걸 추천한다. 금전적으로 기부를 하는 것만이 기부일까.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순환이 될 수 있도록 조금씩만 노력해서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copyright _ miyouvely
환경을 위해 일회용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에게 견줄 정도도 아니라 이런 이야기를 해도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티끌도 태산이라는 말처럼 작은 행동이 모이면 분명한 변화는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쓰레기가 나온다고 생각한다면 일주일 동안 발생되는 쓰레기를 모아서 양을 보면 기겁할지도 모른다. 아파트 단지 쓰레기장을 가면 아침에는 텅 빈 쓰레기가 퇴근시간만 되면 가득 쌓여있다. 이 많은 쓰레기를 과연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 걸까. 이거 한잔 먹는다고 뭐가 달라져라는 생각보다 오늘만 일회용기 줄여볼까 다짐해 보는 걸 권유하고 싶다. 다회용 포장백을 든든히 회사에 챙겨두었으니 유상백을 구매할 일도 없고 환경보호에도 일조하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부끄럽다면 홀더를 챙기지 않는다거나 빨대를 챙기지 않는 작은 습관부터 시작해 보면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고 뿌듯함에 미소가 지어질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