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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youvely Apr 11. 2024

너와 내가 우연히라도 마주쳤다.

안녕 그리고 안녕


친구가 동네에 놀러 왔다 해서 나간 자리에서 그 친구를 처음 만났다. 첫인상은 인싸의 향이 물씬 품 겨 부담스러웠고, 푸를 닮은 푸근함을 갖춘 체구와 달리 얼굴은 움푹 파인 보조개를 가진 언변이 화려한 친구였다.


나와는 결이 너무도 다른 이 친구와는 친해지기 어렵겠구나 생각하던 찰나 초면에 미안한데 도와달란다. 다짜고짜?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가 싶어 눈만 깜빡였다. 상황은 이러했다. 여자친구와 기념일이라 이벤트를 해주려는데 손이 부족해서 도와달라는 것. 친구를 쳐다보니 난처한 표정으로 잠깐만 도와주자고 하니 거절하니 어려웠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눈에 보이는 풍선을 열심히 불었고 서프라이즈로 여자친구분이 웃음꽃이 핀걸 보니 성황리에 이벤트를 성공했구나. 휴 이제 정말 끝났다. 다시는 보지 말자 뒤돌아가려던 때 그 친구가 붙잡았다.


라면 먹고 갈래?

아니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점심도 걸렀던 터라 배꼽시계가 울리는 바람에 못 이기는 척 친구와 함께 식탁에 앉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라긴 어려운 라면이지만. 적당히  꼬들하면서 탱탱한 면 파송송 라면 한 그릇 뚝딱하니 도와주길 잘했군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친구와는 더 이상 접점은 없을 걸 직감할 수 있었고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안녕.

그로 불과 4년쯤 지나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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