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잤다. 불면증? 오우, 노우! 너무 좋아서!
부엌에서 다용도실로 가는 문은 여닫을 때 소리가 너무 크다. 쾅! 쾅!! 이런 소리에 둔감한 마나님은 별 신경 안 쓰지만, 나는 다르다. 엄청 신경 쓰인다. 결국 목마른 자가 샘을 팔 수밖에. 제미나이에게 물어보니, 힘들었겠다며 위로하면서(신퉁하기도 하지) 목제문용 도어클로저를 달면 된다고 했다. 회사 제품까지 소개해줬다. 오우, 그래? 당장 주문했다.
어제저녁 이 제품이 도착해 신중에 신중을 기해 설치했다. 지난번 도어록 설치 실패의 뼈아픈 기억 때문. 그런데 지난번 도어록 설치 때도 느꼈던 거지만 설치해놓고 보니 별반 어려운 것도 아닌데 과도하게 신경을 쓴 것 같다. 예의 복잡한 설명서와 나의 지나친 세심함이 문제였던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에는 성공했다. 우하하!
시운전을 하는데 아, 정말, 문이 서서히 닫혀서 전에 나던 '쾅!' 소음이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닫히는 속도를 최초 설정보다 더 늦추니 거의 무소음으로 문이 닫힌다. 너무 좋았다. 계속 문을 여닫아 보는 놀이를 했다. 잠자리에 들어서도 기쁨의 흥분이 가시지 않아 금방 잠을 이루지 못했다. 기쁨이 컸던지 중간에 잠이 깨어 화장실 들렸다 부엌에서 물을 한 잔 마셨는데, 이 때도 괜스레 문을 서너 번 여닫아 보았다. 하하.
오늘 아침 마나님이 늦으막이 일어나 다용도실을 들락날락하는데 전에 들리던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 너무 기분 좋다. 하하.
불편하던 것을 살짝 손보니 이렇게 좋은데, 큰 것을 손보면 어떨까? 커서 무감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논리상으로만 보면 더없이 좋을 터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법안이 국회 법사위에서 통과됐다고 한다. 시원하게 처리될 내란 청소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