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있을 조카 결혼식 관련해서 언니와 통화 중이었다. 결혼식에 입을 한복을 안 사돈끼리 같이 가서 맞추고, 바깥사돈은 바깥사돈끼리 양복을 맞추러 갔다고. 일반적이지 않은 이야기에 난 '사돈끼리 마음이 너무 잘 맞나 보네. 듣기만 해도 좋네'라고 했다. 옆에서 통화를 듣고 있던 남편이,
남편 : 난 결혼식 때 한복 안 입을 거야!. 돈만 아깝게. 몇 번 입지도 않는 비싼 한복을 뭐 하려 해? 꼭 입어야 한다면 대여를 해서 입으면 되지. 아니면 한복 대신 일반 정장으로 입으면 되고.
나나 : 정장은 뭐고, 한복 대여는 또 뭐란 말이에요? 참 당신도. 그러고 싶어요? 맞네. 한복은 내가 입는데 왜 당신이 그걸 걱정해요? 만약 한복 대신 정장을 입어야 된다면 난 정장 말고 최고로 비싼 드레스로 사 줘요. 그럼 입을게요.
남편 : 드레스를 몇 번 입을 건데?. 한 번 입을걸 비싼 돈 주고 왜 사? 차라리 한복을 사지 말고 대여하고 남는 돈으로 결혼하는 자식 살림에 보태라고 주면 되지.
나나: 대여는 싫다니까요! 말이 그렇지. 진짜 드레스를 입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일반 사람들이 하는 그냥 한복을 입으면 되지. 갑자기 무슨 정장이냐 그 말이죠? 평범한 우리, 평범하면 안 돼요? 한복 대신 정장을 왜 입어요? 우리가 무슨 창조자, 혁신가, 그것도 아니면 선두주자? 아니잖아요.
남편 : 우리가 바꾸면 되지. 바꾸자고. 난 기존의 틀을 깨서 형식을 바꾸고 싶어. 우리가 몰라서 그렇지. 한복 대신 신랑 신부 부모님이 일반 정장 입고 결혼식 하기도 할걸. 다 그렇게 한다고.
나나 : 아직 주변에 그런 사람 한 번도 보지 못했어!
남편 : 많다니까. 결혼식 준비에 왜 돈을 많이 써?, 필요 없는 것은 줄여서 차라리 살림에 보태야지! 젊은 사람들 중에 결혼식을 경제적으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나 : 그러나 저러나 아직 우리 아이들이 결혼한다는 말을 한 것도 아닌데 우리끼리 왜 결혼식 이야기를 꺼내서 싸우는 거죠? 몇 년이 될지, 언제 결혼을 할지도 모르는데.
남편 : 그러니까. 둘이서 쓸데없는 이야기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했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