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 3가지
우리 인생은 나만의 삶+타인과의 삶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만의 삶도 있지만, 타인과의 삶이 원하든 원하지 않던 함께 하게 된다. 타인과 잘 지내는지, 못 지내는지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경우도 왕왕 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텐데, 그렇다고 누구나 타인과 잘 지내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가 뉴노멀로 자리 잡은 요즘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것은 전보다 더 어려워진 느낌이다. 타인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라 그걸 포기하고 홀로 고립된 삶을 택하는 이도 있고, SNS나 유튜브로 소통하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삶의 방식을 택하든 그건 각자의 선택의 문제이고, 그걸 나무라거나 비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는 결국 불가피한 것이고, 다른 사람과 오랫동안 단절되어 있는 사람도 결국 따뜻한 사람의 온기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조금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나도 어려서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어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랐다. 누군가와 자연스레 친구가 되면 그와는 잘 지내지만, 모르는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는지 몰랐고, 선생님께도 단 한 번도 질문을 한 적도 없었으며, 이성과 대화를 제대로 해본 기억이 거의 없다. 심지어 초등학교 때에 물건을 사러 가게에 들어가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고, 두려워서 동생을 시키기도 하였다.
나이가 들고 여러 가지 사건을 계기로 하여 소통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결정적인 계기는 군에서 선임병장을 하면서였던 것 같다). 지금은 누구를 만나도 최소한 얘기 나누는 것을 어려워하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뭘 하면서 지내는지 궁금하여 심리학 강의도 듣고 심리학 관련 책도 여러 권 읽었다. 유튜브에서 심리나 상담에 관한 방송도 많이 보았다. 어느 정도 사람의 심리를 알게 됐다는 자신감이 생겨(객관적으로 심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전적으로 주관적인 뇌피셜^^;) 후배들에게 인생상담 혹은 진로상담을 해주기도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타인의 심리에 대해 궁금하고, 타인과 잘 지내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간의 경험이나 정보, 들은 얘기 등으로 내가 배운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방법 3가지를 공유한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접근법은 내 앞에 있는 상대를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음을 끊임없이 말해주고 표현해 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긴다. 심지어 자기혐오를 가진 사람도 그 속마음에는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고 싶고 자기 스스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확인받고 싶어 한다. 내가 소중하게 대접받기를 바라는 만큼 상대도 소중한 존재로 대접받고 싶어 한다. 그런 마음은 남녀노소, 직업, 사회적 지위 여하를 막론하고 모두 똑같다. 아이도 존중받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칭찬을 듣고, 인정받고, 관심과 사랑을 받기를 바라지 꾸중을 듣고, 무관심이나 미움의 대상이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건 부모와 자식관계에서도, 학교에서도, 사회에서도, 직장에서도 모두 마찬가지이다.
상대방을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법은 칭찬과 인정, 격려와 존중, 애정과 관심표현, 챙겨주고 도와주기, 상대방이 말하는 것을 경청하고 무시하지 않는 것, 힘들 때 위로해 주고 함께 옆에 있어주는 것... 이런 것들이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상대를 중요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음을 표현하고 계속 말해주면 그 사람과의 관계는 분명 좋을 것이다.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한 두 번째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나 자신이 진정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다. 어느 누군가에게는 그 자체가 위선적으로 보일 수도 있고, 그 사람 마음에 안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를 돌아보면 나에게는 좋은 면, 착한 면도 있지만, 안 좋은 면, 나쁜 면도 분명 있다. 99.9%의 사람은 좋은 면과 나쁜 면이 공존한다. 그러므로 나의 좋은 면을 좋게 보고 좋은 사람으로 인정해 주는 이도 있지만, 나의 안 좋은 면을 보고 나를 안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는 사람도 분명 있다. 사회적으로 자선사업이나 후원활동 등 누가 보더라도 좋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도 그 사람의 흠을 잡거나 선의를 의심하고 뒤를 캐려는 사람들, 악플러들이 존재한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나의 선한 의도를 스스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그 대신 사람들의 마음은 각자 다 다르다는 걸 받아들인다면 한결 마음이 편해지고, 타인과의 관계도 좀 더 편해질 것이다.
나 역시 한때는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과도하게 사로잡혀 있을 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누구에게나 착한 사람, 좋은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였고, 그런 마음 때문에 내 마음을 상대에게 진실되게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했다. 실은 지금도 그것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 여전히 모두에게 사랑받기를 원하고, 비난이나 공격의 대상이 되는 것을 굉장히 꺼려한다. 그러나 마음 한편으로는 그러한 태도가 적절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음을 계속 되새기고 있다. 이러한 의식적인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다.
세 번째로 중요한 것은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인류의 발전과정에서 누군가에 대한 뒷담화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분명 뒷담화는 다양한 의견교환과 사상의 자유를 증진시키고 이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좋은 방법은 아니다. 나도 누군가에 대하여 험담을 하는 것을 좋아했고, 이를 통해 카타르시스와 재미를 느꼈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어느 순간 타인에 대해 그가 없는 상황에서 비판 혹은 비난을 하는 것이 몹시도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앞에서 그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사람에 관한 얘기는 뒤에서 하지 않는 것이 옳다. 자기 자신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삼가고 또 삼갈 일이다.
2024년에는 이전보다 좀 더 타인과 잘 지내고 싶고, 보다 내적으로 성숙해지고 싶다. 타인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 때문에 내 일을 그르치게 하는 일이 없도록, 내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도록, 나와 인연 맺는 상대방들이 모두 중요한 사람임을 느낄 수 있도록....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