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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한국 개 만두 1

영국의 한국개 만두 그 첫 만남.

by Eunju song Jan 08.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2020년 2월 알 수 없는 질병이 전 세계를 덮쳤다. 이른 아침 커피를 내리고 노트북을 챙기며 세계에서 가장 바쁜 도시중 하나로  출퇴근했던 모든 일상이 정지되었다. 영국의 하루 최대 사망자가 천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BBC 아침 뉴스를 장식했다. 어디든 가지 못하는 조금은 무서운 일상과  느긋하지만 답답함이 느껴지던 4월의 어느 날.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강아지 입양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너무 늦은 나이의 결혼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딩크족 대열에 들어섰던 우리 커플은 오랫동안 이야기 나눈 뒤 반려동물 입양을 결심하였다.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건 가족을 새로 받아들이는 것이어서 아이 입양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유기견 입양을 위해 집 근처 센터로 찾아가 보았다. 둘 다 유기견에 대한 편견이 있지 않았고 유가견도 좋고 우리도 좋고 일석이조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베터시 센터의 담당자의 의견은 달랐다. 우선 반려견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 우선순위였고 사랑을 주고 키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경험 부족이 강아지에게 더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길을 돌렸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돈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불법 개 농장인 듯한  인상을 받은 곳도 있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강아지를 보통가격의 절반으로  매매한다. 엄마 강아지가 없다고 하면 아무리 싸고 이쁜 강아지라도 입양하지 않는 영국 사람들의 인식으로 인해 차츰 줄어들었고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졌지만 어느 곳이나 나쁜 맘을 먹은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사이트를 기웃거린 진 11개월가량 될 무렵 4월 드디어 기회가 왔다. 2등신의 너무 귀여운 웰시코기 9마리의 가족을 구한다는 광고였다. 꼬리가 없는 한국 웰시코기와는 다르게 영국 웨일스 지방에 꼬리 있는 강아지.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실타래에 검점과 흰색이 더해진 아홉 마리의 강아지였다. 만두는 초록색 목걸이를 걸고 있었고 털은 회색에 가까웠다. `저 아이가 크림색의 웰시코기가 될까?` 의문스러웠다. 문자와 메일을 보낸 지 1시간이 되었는데 연락이 없었다. 모두 입양되었다는 몇 번의 좌절 문자를 받은 뒤라 맘이 너무 급했다. 신랑이 바로 전화했다. 초록 아이가 입양 안 됐으면 입양하고 싶다고 문의했고 엄마 강아지 보호자는 문의가 폭발적이어서 8마리 강아지 모두 1시간 안에 모두 입양이 확정되었다. 우리는 운 좋게 선금을 걸지 않은 만두를 입양할 수 있었다. 태어난 지 3주밖에 되지 않은 꼬물이를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지만 영국에서는 법적으로 강아지 입양은 8주 이후에 가능하다. 미리 광고를 올린 후 예약을 받고 8주가 지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후에 알게 된 거지만 엄마 개가 8주 동안 아기 개에게 사람과 같이 생활하는 것을 사람이 알 수 없는 바디랭귀지로 알려준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8주 이후 엄마개에게서 떨어진 강아지는 정서적으로 안정적이고 사람들의 거절의 표현이나 긍정의 메시지를 알아듣는다고 한다. 엄마 개 보호자는 입양 시 반드시 마이크로칩과 3차 백신까지 마친 증명서를 제공해야 한다.  이후부터 법적으로 입양이 된다. 5주가 너무 길었다. 주 2회 화상으로 통화했고 아이의 이름은 이제 초록이가 아니고 만두라고 오기 전까지 불러주라고 엄마개 보호자에게 이야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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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주 된 만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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