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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수아 Mar 03. 2022

오미에게 빼앗긴 3월의 시작.

좌충우돌 가족 자가격리 7일의 기록.

Day 0. 2.27 일요일


아파트 단지 자전거 동호회 친구들과 장장 '86km'의 인생 최장 라이딩을 기록했다며 가족 단톡방에 남편이 의기양양 라이딩 기록 사진을 올렸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살 타라니까.. 잘 때 또 낑낑거리겠네"

"자전거 바꾸니까 롱 라이딩도 잘 따라갈 수 있더라고. 괜찮아"




뭐 다 큰 어른이 괜찮다면..

어른은 이제 됐고 어제 목이 아팠다는 둘째를 늦잠에서 깨워 자가진단 키트 앞에 앉게 했다.

"이거 할 줄 몰라 ㅠ"

"엄마랑 같이 해. 엄마 하는 거 보고 따라 해"

아이에게 항원검사 키트를 시연하며 가능한 눈물이 찔끔 나도록 깊숙이 면봉을 찌르고 시약을 세 방울 떨어뜨리고 기다리는데..

둘 다 한 줄.

"엄마. 한 줄 이면 아닌 거야? 근데 나 목이 그래도 아파 ㅠㅠ'

"언니도 기숙사랑 보건소에서 둘 다 음성 나왔는데도 목 아파서 병원 갔었잖아. 너도 내일 병원 가서 진료를 보자. 약 먹으면 괜찮을 거야"

미열도 없고 목이 아픈데 생리통까지 하는 둘째 녀석에게 월요일에 병원을 가자고 하고 잠자리에 드는데,

남편이 목을 큼큼하며 이제 으슬으슬하다고 한다.

"아무리 자전거가 새 거여도 그렇게 무리해서 타면 탈이 나지. 낼 출근해도 힘들겠네 ㅉㅉ"

한번 콩! 타박을 주고 눕고 눈을 붙이는데 남편이 했던 말 때문인지 나도 목이 칼칼한 듯해서

왠지 찜찜한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그런데..   내내 남편과 나는 뒤척 뒤척 목이 마르불편한 느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바로 이것이 오미의 습격임을 이때까진 정확히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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