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가족 자가격리 7일의 기록.
아파트 단지 자전거 동호회 친구들과 장장 '86km'의 인생 최장 라이딩을 기록했다며 가족 단톡방에 남편이 의기양양 라이딩 기록 사진을 올렸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살살 타라니까.. 잘 때 또 낑낑거리겠네"
"자전거 바꾸니까 롱 라이딩도 잘 따라갈 수 있더라고. 괜찮아"
뭐 다 큰 어른이 괜찮다면..
어른은 이제 됐고 어제 목이 아팠다는 둘째를 늦잠에서 깨워 자가진단 키트 앞에 앉게 했다.
"이거 할 줄 몰라 ㅠ"
"엄마랑 같이 해. 엄마 하는 거 보고 따라 해"
아이에게 항원검사 키트를 시연하며 가능한 눈물이 찔끔 나도록 깊숙이 면봉을 찌르고 시약을 세 방울 떨어뜨리고 기다리는데..
둘 다 한 줄.
"엄마. 한 줄 이면 아닌 거야? 근데 나 목이 그래도 아파 ㅠㅠ'
"언니도 기숙사랑 보건소에서 둘 다 음성 나왔는데도 목 아파서 병원 갔었잖아. 너도 내일 병원 가서 진료를 보자. 약 먹으면 괜찮을 거야"
미열도 없고 목이 아픈데 생리통까지 하는 둘째 녀석에게 월요일에 병원을 가자고 하고 잠자리에 드는데,
남편이 목을 큼큼하며 이제 으슬으슬하다고 한다.
"아무리 자전거가 새 거여도 그렇게 무리해서 타면 탈이 나지. 낼 출근해도 힘들겠네 ㅉㅉ"
한번 콩! 타박을 주고 눕고 눈을 붙이는데 남편이 했던 말 때문인지 나도 목이 칼칼한 듯해서
왠지 찜찜한 기분으로 잠을 청했다. 그런데.. 그 밤 내내 남편과 나는 뒤척 뒤척 목이 마르고 불편한 느낌에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바로 이것이 오미의 습격임을 이때까진 정확히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