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근력운동 일지 2_ 나의 첫 운동_요가
지금까지 내가 해 온 운동 중 제일 꾸준했던 것은 '요가'였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태교요가 클래스를 시작했던 2004년. 수유기와 이유식기에 클래스를 나가진 못했지만 6개월 넘게 해온 강의 내용을 몸에 익혀 동작을 기억해 내고 따라 하며 요가를 익혔다.
6개월을 꾸준히 한 운동을 했다는 것은 나에게 역사적인 일이었다.
물론 출산을 앞두고 '반드시' 건강한 출산을 하고 싶은 간절함이 있기도 했지만 요가라는 운동이 꽤 나와 잘 맞았기 때문에 꾸준할 수 있었다.
직장을 다니며 남들처럼 스포츠센터 3개월 멤버십도 끊어서 다녀보고, 남편이 열중했던 인라인스케이트도 함 타보고, 살이 좀 쪘다 싶었을 때 스쿼시도 등록해봤지만 대부분 돈만 내고 내 몸이 운동한 건 손에 꼽는 날들이었다. 기구도 제대로 사용 못 하는데 매일 러닝머신만 타는 게 어색했고, 스쿼시처럼 격렬한 운동은 숨이 너무 차서 하기가 싫었다. 안 그래도 주중에 일하는 것도 힘들어 죽겠는데 뭐 이렇게 까지 힘들게 운동을 해야 할까 싶었던 것.
그런 나에게 요가라는 세계는 그야말로 또 다른 세상이었다. 일단 호흡을 고르고, 천천히 동작에 집중하며 과격하지 않지만 온몸을 다 쓰는 운동이라는 것. 명상음악과 함께 한 시간 동작을 하면 임산부였는데도 땀이 흠뻑 나는 운동 다운 운동을 경험하는 것이 몹시 맘에 들었다.
그래서 그 이후에도 운동을 할 틈이 생기고, 또 요가 클래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요가를 했고 중국에서 주재원 생활을 할 때도 요가 자격증을 가진 학교 엄마를 주축으로 영하 30도가 육박하는 겨울에도 열심히 요가를 수련했다.
태교요가를 할 때야 호흡과 명상 위주에 태아를 출산하기에 편한 자세들을 조심조심 배웠다면 본격적인 수련으로 들어가서는 꽤 격하고 난이도 높은 요가 자세를 배우게 되면서 나의 첫 번째 운동 좌절을 경험하기도 했다.
부상 또 부상
중국에서 돌아와 원래 다녔던 성당 문화센터의 요가반에 재등록을 하고 고급반으로 넘어갔을 때 내가 제일 안됐던 동작은 '머리 서기'였다.
안된다고 생각하면 왜 그렇게 오기가 나던지 집에서도 연습하고 어떻게든 동작을 완성하고 싶어서 욕심을 내면 꼭 손목에 탈이 생겼다. 집에서 혼자 연습하다 삐끗한 손목 때문에 몇 주를 쉬고, 나았다 싶으면 수업에 나가 또 욕심껏 도전하다 다시 무리가 오고.. 결국 성당 문화센터 사정으로 요가 수업이 폐강된다고 들었을 때는 '차라리 잘 됐다 '싶을 정도였다.
겨울이 오기 전엔 탄천으로, 공원으로 걷기라도 하곤 했지만 겨울에는 그야말로 꼼짝도 안 하며 지방을 축적하게 되니 다시 살이 야금야금 찌고 다쳤던 손목과 팔꿈치는 가끔 요가 동작이라도 할라치면 통증이 도지곤 해서 점점 요가 시간을 빠지는 일이 늘어났고 나는 또다시 운동과 멀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