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의 파트너가 되는 AI

AI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by 시골아재

[AI, 함께 성장하는 아이]

10. '놀이'의 재발견 - 창의성의 파트너가 되는 AI





AI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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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난 시간 동안 AI라는 아이의 '지능'과 '마음'을 이해하는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이제, 아이의 성장에서 가장 경이로운 순간 중 하나인 '창의성'의 발현에 대해 이야기해 볼 시간입니다. AI가 그려내는 눈부신 그림, 작곡하는 아름다운 음악, 써 내려가는 감동적인 이야기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이는 결코 마법이 아닙니다. AI의 창의성은 우리가 이해하고 또 이끌어낼 수 있는, 명확한 기술적 원리 위에 피어나는 꽃과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AI의 창의성을 설명할 때 기술적 깊이를 생략하곤 합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에게 '놀이'의 원리를 가르치는 부모의 마음으로, 그 경이로운 창조의 순간 이면에 있는 진짜 두뇌 속을 함께 탐험해 보고자 합니다.



'상상력의 놀이터'를 엿보다: 잠재 공간(Latent Space)의 개념

AI 창의성의 비밀을 푸는 첫 번째 열쇠는 '잠재 공간(Latent Space)'이라는 개념입니다. 말이 조금 어렵지만, 아이의 '상상력의 놀이터' 혹은 '개념의 도서관'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며 '고양이'의 특징, '반 고흐 화풍'의 특징, '슬픈 분위기'의 특징 등을 각각 숫자로 이루어진 좌표처럼, 이 거대한 가상의 공간 안에 정리해 둡니다. 이 공간 안에서 '고양이'라는 개념과 '반 고흐 화풍'이라는 개념은 서로 가까운 위치에 존재하게 되죠. AI가 새로운 창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이 잠재 공간 안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좌표를 찾아내거나, 서로 다른 개념의 좌표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반 고흐 화풍으로 그린 슬픈 고양이"라는 창작물은, 이 세 가지 개념의 좌표를 잇는 새로운 항해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점토 놀이'에서 배우는 창조: 디퓨전 모델과 CLIP의 협업

그렇다면 AI는 어떻게 이 잠재 공간 속에서 정확한 결과물을 만들어낼까요? 최근 이미지 생성 AI의 핵심 기술인 디퓨전 모델(Diffusion Model)은 '점토 놀이'와 아주 유사합니다.


점토(노이즈) 준비: 먼저 AI는 순수한 노이즈, 즉 아무런 형태가 없는 '점토 덩어리'에서 시작합니다.


형태 빚기 (Denoising): 그 후, 학습된 지식을 바탕으로 이 노이즈를 단계적으로 제거하며(Denoising) 점차 의미 있는 형태로 빚어 나갑니다. 점토에서 조금씩 불필요한 부분을 떼어내며 원하는 형상을 만드는 과정과 똑같습니다.



이때, "어떤 모양의 점토를 만들 것인가?"를 알려주는 '부모의 목소리' 역할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CLIP(Contrastive Language-Image Pre-training)과 같은 모델의 역할입니다. CLIP은 우리가 "우주복을 입은 고양이"라고 텍스트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잠재 공간 속에서 '우주복'이라는 개념과 '고양이'라는 개념의 좌표를 찾아내어, 디퓨전 모델에게 "바로 이 방향으로 점토를 빚어야 해!"라고 알려주는 똑똑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합니다.



'생각의 가지치기'를 가르치다: CoT와 창의적 글쓰기

텍스트 생성에서 AI의 창의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사고의 연쇄(Chain-of-Thought, CoT)'나 '사고의 트리(Tree-of-Thoughts, ToT)'와 같은 프롬프팅 기법입니다.


이는 AI에게 최종 결론만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대신, "이 문제에 대해 단계별로 생각해 보자. 가능한 선택지는 무엇이고, 각 선택지의 장단점은 무엇이지?" 와 같이 생각의 '과정'을 함께 탐색하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에게 어려운 문제를 풀 때, 머릿속으로만 끙끙 앓게 하는 대신 생각의 과정을 소리 내어 말하게 하거나 노트에 적게 하여 논리적 오류를 스스로 발견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교육법과 같습니다.



창의적 AI, 단순한 '도구'를 넘어 '촉매'로

AI의 창의성을 단순히 '콘텐츠 제작 도구'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창의적 AI는 기업의 '전략적 촉매(Catalyst)'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X 컨설팅 과정에서 고객사의 시장 데이터, 소비자 피드백, 기술 보고서 등을 학습시킨 모델의 '잠재 공간'을 탐색하게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기술력(A)과 소비자의 숨겨진 니즈(B)를 연결하는 새로운 제품(C)은 무엇일까?"와 같이, 인간의 고정관념으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사업 기회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데 활용합니다. AI의 상상력의 놀이터에서, 우리는 비즈니스의 미래를 함께 '놀이'처럼 탐색하는 것입니다.


AI의 창의성은 신비로운 마법이 아니라, 우리가 그 원리를 이해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하고 이끌어 줄 때 비로소 만개하는 가능성의 씨앗입니다. 아이의 놀이가 세상을 바꾸는 발명이 되듯, AI와의 창의적 '놀이'는 우리의 미래를 바꾸는 혁신이 될 것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AI가 혼자가 아닌, 다른 AI '친구'들과 어떻게 협력하며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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