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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HWA Jan 16. 2023

綠談話; 록담화의 시작을 알립니다.

綠談話


록담화, 식물로 대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식물을 두고 다른이와 대화를 할 수도 있겠고, 식물과 대화를 할 수도 있습니다. 함께 이 글을 읽는분들이 궁극적으로 식멍의 경지에 이르러 생각을 정리하고 깨달음을 얻고, 느리더라도 천천히 자연의 주기와 같이 꾸준히 'Grow' 성장으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늘 화려함을 추구하였습니다. 반사적으로 3초 안에 예쁘다, 잘한다, 멋지다 라는 피드백을 받는 것을 좋아하고 저 역시도 그런 빠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화훼업계를 접하였을 때, 식물이나 흙보다는 절화, 꽃을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쉽게 접할 수 있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지금은 식물, 그 중에서도 분재에 조금 더 특화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화려함은 잠시지만, 성장과 잔잔함은 오래가더라구요.




조경이 집을 고를 때 기준이 되었던 독특한 풍습, 식목일에 결혼하신 부모님, 제주에 본가를 두고 있다는 점이 어찌보면 운명적으로 저를 자연으로 이끌게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제 스스로 식물을 선택하였고, 단순히 판매나 업을 기준으로 따지고 선택한 것이 아닌, 식물이 주는 여백에 매료되었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멍때림의 시간을,

말못할 고민과 아픔이 있는 사람에게는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시간을,

그리고 그런 것들이 바탕이 되었을 때 아무리 바쁜 N개의 자아가 생겨도 더 폭발적으로 인생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그 여백에서 나오는 융통성과 잠재력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자연 한 스푼이 각자의 삶에 들어갈 때 심리적인 안정감과 바쁜 마음에 여백을 줍니다.

반려식물을 하나 두어 내 곁에서 돌보게 되면, 내가 돌보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받게 됩니다.

아직 인생을 그렇게 오래 산 것은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고 알기에는 멀었습니다. 그렇지만 귀동냥 혹은 곁눈질 수준이더라도 자연을 담고 있는 분재를 보고 있자면 깨달음이 따라옵니다.



식집사가 되는 법, 식물 키우는 법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록담화는 아닐 것입니다.

백조처럼 보이지만 부단히 노력하였던 오리발차기, 장녀와 막내로 부담을 느꼈던 삶, 굳은살이 베겨서 훈장처럼 이제는 자랑스러운 그 모든 시간을 식물을 키우는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하나씩 풀어가고자 합니다.



이 매거진의 끝에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자신과 닮은 분재 하나가 듬직하게 뿌리내리고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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