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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희 Sep 12. 2022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품 안!

우리는 인생의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 


출석하는 교회에서 다양한 글이 있는 교회 소식지를 매년 발간한다. 그래서 매번 보고만 있다가 올해 5월 초에 마감이었던 교회 소식지에 글을 투고했었다. 9월이 되자, 기다리던 교회 소식지가 출간되었다. 나는 글의 분량을 2페이지에 맞춰서 투고했는데 출간되고 보니 한 페이지에 꽉 압축돼서 담겨 있었다. 인쇄된 글은 나의 의도와는 달라진 부분이 있고(오해의 소지가 있었나 보다), 내가 쓴 글인데 호흡이 다른 느낌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니 담당 편집자님께 소식지에 대한 의견을 간곡하게 메일로 보냈다. 담당 편집자님은 나의 의견을 앞으로는 적극 반영해 주시겠다고 빠르게 답신을 보내셨다. 어찌 됐건 내년 소식지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흡족하다. 


아쉬운 마음에 원래의 글을 다듬어 브런치에 올리기로 했다. 그러다 글을 올리는데 주저하는 마음이 잠시 생겼다. 뭐랄까.. 브런치에 갑자기 나의 정체성이 확연하게 드러나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더군다나 최근 넷플릭스에서 '수리남'을 보고 나니 교회와 기독교인에 대한 현대사회의 어떤 시선이 더욱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람...!!







2020년 2월 23일 모든 예배가 비대면으로 바뀌었다. 시작한 지 3개월 정도 되었던 3단계 성경연구반 소모임도 갑작스레 중단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 두 달 정도만 지나면 다시 재개될 줄 알았다. 예상은 빗나갔다. 그 해 겨울 줌(ZOOM)으로 하려던 계획도 무산됐고 시간은 그저 흘러갔다. 각자 자신의 삶에 바빴다. 성경공부가 있던 시간은 어느새 다른 것으로 채워졌다.  

 

코로나가 여전했던 2021년 지난해 초여름. 한 멤버가 다른 반으로 합류하여 성경공부를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우리는 다시 모이게 되었다. 각자의 사정이 있어 여덟 명 중 세명이 함께하지 못했다. 리더 권사님과 함께 다섯 명의 성경공부는 줌(ZOOM)으로 다시 시작되었다. 공부의 과정마다 삶에서 마주하는 일들은 모두 절묘한 타이밍이었다. 하나님이 준비하셨다는 것을 깨닫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끝날 때까지 하나님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일을 만들어 주셨다. 수료식 날 받는 수료증에는 단체사진이 들어간다. 그런데 한 멤버의 사정상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다. 일단 사진 없이 수료증을 만들려고 했는데 리더 권사님이 사진 한 장을 카톡으로 보내주셨다. (코로나 이전 대면으로 했던 매시간마다 단체사진을 셀카로 촬영했었다) 놀랍게도 그 사진 속에는 다시 함께 시작하지 못한 세 명 중 두 명은 참석하지 않았고, 나머지 한 명은 그날따라 맨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항상 내가 맨 앞에서 촬영했는데) 그러니까 맨 앞의 한 명을 지우면, 현재 멤버 다섯 명이 새로 촬영한 단체사진처럼 수정하는 것이 수월하게 사진 각도가 나왔다는 말이다. 수정한 사진은 감쪽같았다.

   

하나님은 이미 우리가 다섯 명만 성경공부를 다시 할 것을 아시고 사진을 준비해 놓으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 속에서 필요한 것을 세심하게 준비해 놓으신다는 것을 또 깨달았다. 그리고 2022년 2월 6일 단체사진이 붙은 수료증을 받으며 '227기 3단계 성경연구반' 수료식을 마쳤다. 2019년 11월 10일 시작된 이후 2년 4개월 만이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간이 지나 보니 퍼즐이 맞춰진 많은 사연들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 하나로 귀결된다. 


“우리의 모든 인생이 하나님 안에 있다.”     


언제나 함께 하신다는 이 든든함 속에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자유의지의 선물을 주셨다. 그러므로 우리의 미래는 열려있다. 5명이 아닌 원래의 8명이 공부를 하기로 했었다면? 또 다른 미래가 열려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든 하나님께서 세심하게 준비해 놓으신 수천 가지, 수만 가지 이상의 미래가 열려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 안에는 한 가지 미래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님께 구하고 문을 두드리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_마태복음 7장 7절)    


우리가 생각하는 시간과 하나님의 시간은 다르다. 하나님은 시간을 초월하신다. 우리의 과거, 현재, 미래가 하나님에게는 지금인 것이다.(우리의 이성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러니 나의 인생 전체를 매일, 24시간, 하나님이 지금 보고 계시고 함께 하신다는 것을 믿는다면 우리의 삶이 평안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는가?


유한한 세상 안에서 나의 인생의 기복이 어떻게 변할지라도, 비록 지금 깊은 골짜기에 있을지라도 말이다. 그저 어떤 상황에서도 인생의 과정이라 생각하는 거다. 살아낸 나의 삶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 어떻게 쓰일지 기대하며 소망을 가지고 나아가는 거다. 그리고 주님께 기도하며 나아간다면, 염려하고 두려워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내가 있는 공간이 내 삶이 모두 하나님 안에 있다는 것을 ‘진심으로’ 믿는다면 말이다.  

    

그렇지만 삶 속에서 사단은 끊임없이 절반의 진실을 담아서 나에게 질문하고 말씀을 비틀어서 유혹할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고 하나님과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서다. 남과 비교하게 하고 세상 속에서의 나의 존재가치의 순위를 매기게 한다. 결국 사라질 일시적 쾌락에 빠지게 하고 세상을 향한 집착과 탐심이 생기게 한다. 나의 머릿속을 헤집어서 잊었던 상처와 망각하고 싶은 불편한 순간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을 통하여 감정을 흔들고 관계를 분리한다. 그렇게 평생 동안 나의 약한 부분을 끊임없이 도발하고 회유할 것이다.


그러므로 연약한 우리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주님 말씀 안에서 내가 고집하는 나의 자아를 내려놓고 낮아져야 한다. 인간의 욕망이 가득한 나를 부인하여야 한다. 말씀 앞에 나를 비추고 하나님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선택하는 것에 마음을 집중하여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강제로 끌고 가시지는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우리를 존중해주신다. 기다려주신다. 그러므로 당장은 나의 생각이 합리적으로 보여도 또는 나의 기질과 경험과 이성에 불편한 일일지라도 감정에 상관없이 하나님 나라를 선택하여야 한다.

    

하나님이 위임하신 내 삶에 진심을 다하고 최선을 다하여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가고 싶다. 나만 생각하던 삶에서 타인에게로 시선을 옮겨 사소한 것부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방향으로 선택을 해나간다면. 예수님의 십자가를 마음에 품고 매일 증인 된 삶을 살아가기로 결단한다면. 그렇게 살아간다면 우리가 아직 닿지 않았고 보이지 않는 곳에 마침내 선한 것을 준비해 두시지 않았겠는가.

     

이 세상에만 마음을 두고 살아간다면 결국은 만족할까? 깨어지지 않는 영원함이 있을까?

인생의 끝에서 과연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인생의 해답을 이미 알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길고 어두웠던 터널에 이제 빛이 보인다. 모두가 지쳐있던 시기가 이제 끝나간다.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지난한 세월이었다. 평범했던 일상을 잃어버려보니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더 주님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늘 한결같이 주님만 바라보길. 주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처럼 말이다.

           

그동안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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