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보는 로댕 미술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그것도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함께한다면 말이다.
로댕 박물관에 다녀왔다. 신곡 지옥편을 들고 지옥의 문 앞에 서서 단테가 상상한 지옥과 로댕이 상상한 지옥을 함께 바라봤다.
지옥 문에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다. 질서없이 추잡하게 서로를 끌어안고 잡아당기며 말이다. 끈적한 역청이 그들을 지옥 문에 매달아 놓는다. 청동으로 빛나는 역청색이 구역질나는 인간의 욕심을 담아낸다.
그 안에는 우골리노와 그 아들들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우골리노는 지옥편 33편에 나오는 백작이다. 그는 형벌로 아들들과 함께 탑에 갇혀 굶어죽는 벌을 받았다.
아들들은 총 네 명, 모두 그의 눈 앞에서 차례차례 아사한다. 죽기 전 치가 떨리는 배고픔에 손을 뜯어먹는 아버지를 보고 아들 중 한명은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 저희를 먹으면 저희들의 고통이 훨씬 덜할 거에요! 아버지가 이 불쌍한 육신을 입혀 주셨으니 이제는 벗겨 가세요!’ 작품 앞에 재생되는 자식의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잠시 속이 메스꺼웠다. 그 탑 안에 같이 갇혀있는 기분이랄까.
결국 우골리노의 아들은 아버지 앞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그리고 전설에 의하면 그 죽은 아들의 시체를 배고픔에 못 이겨 결국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죽음을 향해가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형벌이 아니었을까? 그 고통 속에서 인간이길 포기해 결국 굶주림이라는 본능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