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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가사감상

에픽하이 2003-2021 앨범 듣기

마구마구 써보는 감상글

by 티라미수

앞에서 에픽하이 10집 앨범을 듣고 그들의 인기 상승 비결을 분석해보았다. 그리고 수록곡들이 꽤나 마음에 들어서 내친김에 그들의 옛 앨범도 들어보기로 함. 스포티파이에서 에픽하이를 팔로하고 일할 때 배경음악 삼아 들었는데, 먼저 최신 앨범부터 예전 앨범 순으로 한번 듣고 다시 예전부터 현재 순서로 들어보았다.


앨범 정주행하며 느낀 점


1. 일을 하는데, 몇몇 노래가 가사가 하도 기괴해서 귀에 들어옴. 피해망상 시리즈 곡들의 가사는 정말 특이했다. 지하철 괴담인가? 왜 이런 노래를 만들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사이코패스가 사람을 죽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귀신 나올 듯 오싹하고 무섭다 ㅜㅜ


‘그녀가 불쌍해’라는 노래도 가사가 너무 이상해서 찾아보았다. 각각 다른 상황 속 여성 캐릭터에 대입해서 만든 노래인 것 같은데 아무튼 기괴함.


‘let it rain’이란 노래에서 김종완 창법이 특이했다. 너무 스산하고 살인범죄 공포영화 주제곡처럼 무서워서 도대체 뭔 이야기야 하고 가사를 보니, 의외로 바람난 연인에 대한 사랑 얘기였다. (난감) 아무튼 창법 때문인가, 후렴구가 소름 끼침. 별것 아닌 가사를 아주 있어 보이게 만드네, 영어인 줄 알았는데 “내리는 이 비에..” 한국어였음 ㅋㅋ


2. 재치 있고 웃긴다. 좀 코믹한 skit가 많은데 특히 2집에서 내레이션과 대화들이 너무 웃겨서 기억에 남음. ‘뒷담화’라는 곡에서 멤버들의 투덜투덜 불평도 웃겼음. 그리고 랩 가사도 하나 되게 웃기는 거 발견함;;


“디스해도 단어들을 못 알아들어

할 말 잃었다면 사전 뒤져라

앞마당에 돈을 묻어둔 것 마냥 나가 뒤져라”


3. 예전 노래는 지금 들으니까 역시 촌스럽다는 느낌이 난다^^! 특히 비트가 촌스럽고 사운드가 허술해 보임. 어떤 곡은 막 대충 만들어재낀 느낌이다. 한 앨범에 곡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도 문제인 듯. 특히 [e] 앨범은 무려 30곡! 퀄이 떨어지는 노래가 많아서 좋은 곡들이 묻히는 감이 있다. 한 앨범에 10곡이 들가는 게 딱인 것 같다.


4. 가사에 힙찔이 저격하는 내용이 있다. 에픽하이도 힙합이네 아니네 논쟁이 많았구나~


5. 사회비판 노래가 많다. 교육, 종교, 정치..



6. 스토리텔링이 많다. 사회 각종 캐릭터들에 감정 이입해 노래하는 듯한? 예를 들면 각종 직업의 여성들 이야기, 도시의 직장인들 이야기.. 팬들은 이런 스토리텔링을 높이 평가하겠지만, 지금 와서 듣는 나로서는 약간 뜬금없다는 생각을 함 ^^ 자신의 감정이나 이야기를 하는 건 좋은데, 너무 타인에 대입해 이야기를 하는 건 좀 어색하다. 한두 개는 그래도 괜찮은데, 허상의 캐릭터가 너무 많음!!


7. 앨범명에 Map the soul 이런 단어들을 보면, 에픽하이가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주제를 BTS보다 먼저 했네.. 방탄도 Map of The Soul 앨범이 있는데..


8. 7집이 왜 갑자기 촌스러워짐?? 그 앞에 앨범들 무난했는데 7집에 와서 갑자기 너무 촌스러워져서 어리둥절~ 그것도 YG에 들가서 만든 앨범이! 박봄과 이하이 피처링은 정말 ㅜㅜ 두 사람 다 세련된 보컬의 소유자인데 왜 피처링에서 누구인지 못 알아들을 정도로 촌스러워졌는지 의아함..


9. 다행히 8, 9집은 올드함을 벗어내기 시작~ 템포가 느려지고 정갈해진 느낌? 트렌디한 곡 몇 개와 아이돌 느낌이 나는 뮤비로 한층 젊어진 이미지를 부각한다.


10. 그러다 최근 앨범인 10집은 완전 세련되게 잘 빠졌다! 정말 촌스러움 1도 못 찾겠음. 예전에는 에픽하이에 관심이 없다가 이번 10집 앨범으로 관심을 갖게 되고 앞으로를 더 기대하는 팬들이 많이 생겨났으리라 본다.


유튜브나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10집이 아쉽다, 올드하다, 전성기 지났네, 옛날 그때와 같은 곡 다시 못 나오냐는 반응이 있던데,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들었을 땐 10집이 제일 세련되고, 에픽하이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인기 있는 것 같은데 ㅜㅜ 난 에픽하이가 옛날에 갇혀 살지 않고 부단히 해외로 확장해가는 모습이 좋다 ^^



(감상 완료)



예전 앨범 중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곡은 몇 개 안된다. ‘새벽에’, ‘개화’, ‘노땡큐’ 그리고 ‘낙화’.. (이외에는 딱히 맘에 드는 곡 없음 ㅋ) 이번 10집 곡들은 전부 다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왔다. 앞으로 Epik High Is Here (Part 2)를 기대하며 나도 에픽하이를 응원하겠다!



# 사진출처: 타블로 인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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