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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은 일하는 날이 아닌데 일하고 왔다. 사장이 3시간만 나와줄 수 있냐고 해서였다. 사장이라는 사람 앞에서 나는 예스맨이 된다.
그래도 추가 근무가 마냥 싫지는 않았다. 조금 더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입에 발린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나는 주 2회 일한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배움이 느려진다. 일도 매일 해야 빨리 늘 텐데 말이다.
알바를 시작하면서 다른 데에는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를테면 글쓰기 말이다. 가게에서 배운 것을 잊지 않으려 노력하고, 계속 신경 쓰고, 전력으로 내 몸을 돌본다. 나는 아직 몸과 마음이 다 낫지 않았다. 심신 케어를 소홀히 하면 금방 무너지고 만다.
오늘 매니저님께서 미숫가루를 가져와서 나눠주셨다. 종이컵에 따라서 카운터 구석에 놓고 그 위에 먼지가 들어가지 않게 종이를 한 장 올려놓으셨다. 조금 날카로운 분이신데 그렇게 신경 써주시는 게 참 감사했다. 그런데 제기랄, 내가 정신력이 부족해서 황황히 가게를 빠져나오느라 미숫가루 잘 마셨다는 감사 인사 하는 걸 깜빡했다.
최근에 노홍철 님이 나오는 여행 영상을 챙겨봤다. 그걸 보면 내 안에 밝은 마음과 긍정적 사고가 채워지는 느낌이었다. 무너지기 쉬운 마음을 노홍철 님을 보면서 붙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