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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엔 안정제를 먹지 않고 침대에 누웠다. 이유가 뭐였을까? 갑자기 먹지 않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침대에 누워서 1시간 정도는 유튜브를 봤다. 그리고 눈을 감고 잠을 청했는데 30분을 그냥 누워만 있다가 다시 유튜브에 들어갔다. 최상단에 키스 오브 라이프의 신곡이 떠 있었다. 노래를 들어보고 싶었지만 잠이 달아날까 걱정돼 참았다. 대신 ASMR을 켜고 눈을 감았다. 내가 예전에 입면에 많이 도움을 받았던 영상이었다. 그 영상에서 나오는 대사들이 다 기억이 났다. 목소리는 듣기에 편안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잠에 들지는 않았다. 결국 영상을 끄고 다시 잠을 청했다.
어느 순간 몸이 나른해지는 것 같았다. 살짝 잠이 들려 하는데 갑자기 엄청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조금 열어둔 창에서 바람이 불어오지 않았고, 이상하게 몸에서 열이 나는 것 같았다. 땀을 흘린 나는 비틀거리며 창을 확 열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다시 잠을 청했다.
다시, 어느 순간 몸이 나른해졌다. 그렇게 내가 잠에 빠져드는 찰나에, 창밖에서 누군가 고성을 질렀다. 나는 깜짝 놀라며 깨어났다. 다시 잠들긴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몽롱했고 입면의 경계에서 왔다갔다 했다. 내가 잠이 들라치면 창밖의 그놈이 고성을 질렀고 그때마다 나는 깜짝 놀라며 깨어났다. 고성은 최소 10분간 이어졌고, 나는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결국 비몽사몽의 끝에서 내가 들었던 소리는 창밖의 그놈이 경찰에 붙잡혀 가는 것이었는데 확실하지는 않았다. 나는 잠에 들었다.
이후로도 나는 자꾸만 잠에서 깨어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다. 2시, 3시, 6시, 7시, 8시…. 알람은 8시 반에 맞춰놨지만 나는 9시 반이 될 때까지 일어나지 못했다. 날이 다 밝아서야 잠이 더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새벽 내내 온갖 꿈에 시달렸다. 형이 나오기도 했고, 있지도 않은 친누나가 나오기도 했다. 친누나 꿈은 이상하게 한 번씩 꾸는데, 꿀 때마다 모습이 변하지만 나는 그 꿈을 좋아한다. 누나는 나를 잘 챙겨준다.
아침에 일어나자 조금 피곤한 감은 있었지만 뭔가 맑았다. 안정제를 먹고 일어나면 묘하게 정신이 탁한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이 없는 것이다. 안정제를 끊을 수 있다면 끊고 싶다. 평범하게 잠들고,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일어날 수 있다면 많은 게 좋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