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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지이 Apr 23. 2024

책을 출간하고, 작가로 불리며 달라진 것들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 작가의 삶


감사하게도 좋은 기회가 닿아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염원으로 세상에 나온 책!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

발행일은 2023년 11월 30일이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한 건 12월 초였고, 1월부터는 예상할 수 없었던 낯선 일을 처리하느라 책에 집중하지 못했다. 너무 소중해 아껴 이야기하던 것들을 글로 묶어 낸 책이니만큼 더없이 애틋했는데, 출간 이후 살뜰히 챙길 수 없게 되어서 무척 속상했다. 드디어 2024년 4월이 되어서야 다시 책의 안위를 살필 수 있게 되었다. 책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를 마음에 품어주시는 귀한 독자분들과의 만남도 꾸려보고(사실, 이미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한 번 했다! 이건 차차 공유하겠다.) 책을 알릴 수 있을만한 이런저런 일을 만들어 가려한다. 


어지럽혀진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오롯이 <사 분강>을 삶의 중심에 두고 보니, 한 동안 내 이름 뒤에 오래 붙어있던 '선생님'이라는 직함 대신 '작가'를 붙인 뒤 소소하게 달라진 일상이 하나 둘 떠오른다. 책이 나오기 전에 알았으면 좋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지 않다. 비록 나는 조금 늦게 깨달았지만, 다른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씩씩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유!


"예비 작가 분들, 잘 봐주세요. 출간 전에 준비하고 알아두면 좋을 이야기입니다. :D" 


1. 저자 사인을 만들어야 한다!

식당이나 가게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한 뒤 월패드에 하는 그 인, 절대 아니다. 처음으로 내게 작가 사인이 된 책을 요청한 사람은 해외에 거주하는 오랜 친구였다. 요즘은 해외에서도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한국 도서가 며칠 안에 배송이 되는 편리한 세상이다. 다만 친구가 지인들에게 책을 선물하려 하자, 지인들이 저자의 사인을 받을 수 있냐고 물었다는 거다. 부랴부랴 인과 문구를 구상했다. 앞으로 책을 더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번에는 <사분강> 맞춤용으로 만들어 봤다. 그 후 지금까지 의외로 꽤 여러 번 독자님들께 싸인 요청을 받았다. 친구의 이른 요청 덕에 두근두근, 감개무량한 그 순간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감사한 마음을 듬뿍 받아 또박또박 남겨 드릴 수 있게 되었다.  




2. 저자 강연 섭외가 들어온다.

 3월 즈음, 처음으로 <사분강>의 예비 독자와 독자를 모시고 강연을 하고 싶다는 섭외 연락을 받았다. 예전에 일을 하며 인연을 쌓았던 선배님의 연락이었지만 누구 보다 프로페셔널한 분이셨기에, 나의 책과 강연 환경을 면밀히 검토하신 후 적합하다 판단하신 뒤 단체 내부인 협의과정을 마친 후 주신 연락이었다. 다행히 강연날까지 조금 넉넉히 여유를 두고 섭외 요청을 해주신 덕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충실히 강연을 준비할 수 있었다. 출간을 하고 난 뒤 생각보다 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책을 알릴 수 있는 값진 자리임과 동시에 작가로서는 내 책에 대한 생생한 피드백도 들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탈고를 한 뒤 출간 전까지의 시간 동안 독자분들을 만나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할까 미리 구상하고 자료를 찾아두는 것도 훗날 있을지 모를 강연을 위해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비록 나는 그렇지 못했지만 ㅠㅠ) 강연 준비 팁과 강연 후기는 다음 글에서 공유할 예정이다.     


3. 이벤트 선물 등 한정판 굿즈를 만들어두면 좋다.  

만약 내가 김영하, 한강 작가님처럼 구매 파워가 있는 네임드 작가였다면 출판사에서 책 출간과 함께 이벤트와 책과 관련한 굿즈를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난 작은 신인 작가일 뿐이니, 책을 함께 완성해 출간을 한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출간을 하고 나니 생각보다 진하고 깊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이 많았다. 특히 <사분강>에 등장하는 강아지, 강아지를 구조하고 입양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만큼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었다. 마침 펠라, 라이스, 마일로 가족과 함께 책의 출간을 축하하는 조촐한 파티 자리가 마련되었다. 그날에 맞춰 부랴부랴 귀여운 굿즈를 제작해 나눠가졌다. 이번뿐이고 앞으로 다시 만들 일 없을 정말 한정판 굿즈. 별 거 아닌데 모두 좋아해 줘서,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준 입양 가족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졌기를 바란다.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 > 자수가 새겨진 파우치
<사랑은 분명 강아지 모양일 거야 > 책에 등장한 강아지 이름 자수가 새겨진 파우치

 

4. 공공도서관 희망도서 구입 신청을 해줄 지인을 찾아두자.  

출판사 관계자 분들과 디자이너, 교정 선생님 등 책의 출간을 위해 애써주신 고마운 분들을 생각하면 책의 판매도 너무 중요하다. 그와 함께 작가로서 내겐 이 책을 여러 사람이 알고 접해서 유기견과 학대 방치견, 그리고 무엇보다 '임시보호'라는 것에 대해 인지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서점 매대 중요한 자리를 점령하고 sns나 온라인 페이지의 광고에 노출되는 것 이상으로 공공이나 학교 도서관 같은 곳에 책이 자리하길 원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우리 책이 나오는 시점은 각종 도서관의 한해 예산이 마무리되는 시기. 출간 시기도 중요한 것 같다. 2024년 새해가 되어 각 지역의 지인에게 공공 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을 부탁했다. 부디 <사분강>이 전국의 도서관 책꽂이에 얌전히 꽂혀 있기보다는 여러 독자의 선택을 받아 이 집 저 집 떠돌기를 바라며.


5. 지인에게 책을 보낼 때 필요한 포장재, 카드, 편지 문구 준비하기

이건 정말 소소한 팁. 출간 계약에 따라 출판사에 요청하면 작가는 정가보다 조금 저렴한 가격으로 책을 구입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 감사한 분들께 책을 보내드릴 때 격식과 예의에 맞게 포장할 포장재나 카드 등은 미리 고민했다가 준비하면 출간일에 맞춰 발송할 수 있다. 물론 내가 대형 작가면 이조차 출판사에서 해주겠지만, 난 아니니까 셀프로 했다. 당연히 즐겁고 보람차게! 오랜만에 손편지도 쓰고 꼬물거리며 포장도 했다. 책은 부끄럽고 부족하지만 소중한 분들과 내가 소중히 여기는 걸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더없이 기쁘고 감사했다. 이 순간을 다시 맞이하기 위해 다음 책 출간을 꿈꾸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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