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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의 서재 Nov 05. 2020

언젠가 강단에 서고 싶다면

서평 시리즈 #70 : <강의의 기술>

나는 강단에 서고 싶다. 어떤 주제이든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강연을 펼치는 것이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내향적인 관종으로서 발표하는 걸 내심 좋아하고 즐기다 보니 수십 명의 사람들이 내 목소리에 집중하는 짜릿한 기분을 즐겨왔다. 학교나 회사에서의 5분짜리 발표가 아닌 1시간 동안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꿈은 창대하지만 말처럼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강의를 업으로 삼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강연 시장도 엄연한 프로의 세계이다. 진정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홀리지 못한다면 그저 그런 3류 강사에 머물 수밖에 없다. 강연의 기획부터 고객 관리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해야 하는 1인 기업으로서 강사라는 길이 만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다른 이의 꿈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사명인 사람이라면 반드시 도전해봐야 하는 것이 바로 강단에 서는 일이 될 것이다. 


<강의의 기술>은 26년 동안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는 강연자가 전하는 강의의 모든 것이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쌓인 노하우를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전한다. 기본적인 태도부터 '스타강사'가 되는 방법, 멋진 강연을 만들 수 있는 실무적인 스킬까지 말이다. 


저자는 진정성이 담긴 강연을 위해서 자신만의 온전한 컨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이의 컨텐츠를 쓰면 청중들은 단번에 눈치채게 된다. 부득이하게 다른 논문, 연구 결과, 리서치 자료 등을 사용할 때에도 100번을 읽고 숙지하여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정성이 담기지 않으면 청중들의 집중도는 급격히 떨어진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다. 무언가 하나의 주력 분야를 정해 전문가가 되는 것. 강연의 세계에 들어서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다. 


많이 읽고 많이 쓰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는 사람답게 그의 글은 간결하다. 군더더기가 없고 산뜻하다. 동시에 태도, 마인드, 스킬 등 필요한 것들은 모두 들어있다. 그의 말처럼 많이 써본 티가 느껴지는 책을 통해, 읽으면 읽을수록 저자의 진정성이 드러나게 된다. 


■ 마인드

- 강연은 청중과의 기싸움이다. 

사람들의 앞에 서면 힘을 갖게 된다. 오십 줄에 들어선 아저씨들도 강사들 앞에서는 연지 곤지 잼잼을 하며 무거운 분위기를 풀게 된다.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한 자신감을 통해 자신의 뜻대로 강의를 풀어가야 한다. 당연히 보일 수밖에 없는 조는 사람, 딴짓하는 사람, 부정적인 사람에 휘둘려 본인의 페이스를 잃으면 땀만 한 바가지 흘린 채 장렬히 전사하게 된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중간중간 질문을 통해 강연의 분위기를 조절하며 마침내 승리한 사자가 되어야 한다. 

- 가장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이 되어라

강연자는 어찌 됐든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먹고사는 사람이다. 좌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언변뿐만 아니라 주제, 즉 트렌드를 항상 준비해두어야 한다. 언제까지고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밀 수는 없다. 더구나 이제는 공중파에 나오면 유행이 끝났다고 할 만큼 트렌드의 교체가 빠른 시대이다. 적어도 지나간 트렌드를 강의의 '첫머리'에 서두로 던지는 사람은 되지 않아야 한다. 사람들의 무시와 한숨 소리가 벌써부터 들리지 않는가? 

- 뛰어난 강사는 가장 잘 듣는 사람

긴 시간의 강연이 아니라 짧은 학교 발표에서도 뛰어난 발표자는 대본을 달달 외우지 않는다. 스크립트에 의존하는 발표는 한 줄이 어긋나는 순간 호흡을 잃고 다시 돌아오는 것이 쉽지 않다. 전체적인 틀과 키워드를 완전히 숙지하고서는 유동적인 강연을 펼쳐야 한다. 당연하다. 스크립트에 청중의 반응을 들어가 있지 않다. 맨 앞자리에서 자는 사람은 당신의 예상에 없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질문을 통해 청중들의 반응을 직접 듣는 것뿐만 아니라 청중들의 호흡, 표정, 태도를 모두 '듣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강연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강연자가 바로 '스타 강사'가 될 자격이 있다. 

■ 실용적인 스킬

<강의의 기술>에는 실제로 기술적인 이야기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 좌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첫인사 방법, 스토리텔링의 구성과 장표의 디자인은 물론 심지어는 음향 및 마이크를 조절하는 팁까지 나온다. 가히 30년 가까운 내공이 쌓인 저자답다. 이는 프로 강사뿐만 아니라 나와 같이 관종으로서 발표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재밌게 볼 수 있는 내용이다. 5~10분의 팀플 발표는 물론 회사 PT 면접도 결국 좌중을 사로잡고 설득하는 자리이다. 단 30초면 모든 것이 결정될 수도 있다. 밋밋하게 아마추어처럼 틀에 박힌 첫인사를 하는 것보다 자신만의 무기를 단련하는 것이 당연히 멋진 일이 될 것이다. 


발표를 좋아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막상 앞에 나가 마이크를 잡으면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다. 식은땀이 삐질 흐르고 긴장감에 압도당한다. 많게는 수백, 수천 명의 사람 앞에서 마이크를 잡는 일을 평생의 업으로 삼아야 하는 강사도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이겨낸다. 수도 없는 연습을 통해서 긴장의 상태에서도 멋진 강연을 펼칠 만한 내공을 갖추는 것이다. 

꿈을 심어주겠다는 사명감을 바탕으로 한 멋진 마인드는 연습을 부른다. 연습은 자신감을 부른다. 결국 그 강력한 자신감이 좌중과의 전투에서 강사를 승리하게 만든다. 강사가 자신의 에너지를 열정적으로 쏟아낸 강연은 강사와 청중 모두가 감동하는 진정한 강연의 장이 된다. 우리 모두 인생의 순간마다 크고 작은 강연자가 된다. 그 강연의 끝에 자신과 듣는 이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으려면 좋은 강연이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누군가의 인생에 멋진 꿈을 불어넣고 싶다면 지금부터 멋진 강연자가 될 수 있도록 연습해보자. 

26년 차 강사가 진심을 담아 쏟아낸 강의의 모든 것, <강의의 기술>이었습니다. 




* 본 리뷰는 siso 출판사의 도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제공되었음을 밝힙니다. 


* 출처 : 

1) https://unsplash.com/photos/6vAjp0pscX0?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2) https://pixabay.com/ko/photos/%ED%9D%A5%EB%B6%84-%EC%82%AC%EB%9E%8C-%ED%96%89%EB%B3%B5%ED%95%9C-%EC%A0%8A%EC%9D%80-3126450/

3) https://unsplash.com/photos/o4lI2gKdrrA?utm_source=naversmartedito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api-cr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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